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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주시 무상버스 확대, 교통복지의 새 기준 될까?
황성신문 기자 / 입력 : 2026년 01월 30일(금) 14:45

경주시가 3월부터 어린이·청소년을 대상으로 시내버스 요금을 전액 지원하는 정책을 추진하면서 지역 사회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이미 시행 중인 70세 이상 어르신 무임제에 더해 한 해 시비 부담이 60억 원대까지 확대되면서 대중교통 이용 활성화와 교통복지 확대를 기대하는 목소리가 크다. 다만 재원 마련과 지속 가능한 교통정책으로 자리 잡기 위한 체계 구축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함께 제기된다.

경주시는 이번 정책을 통해 어린이·청소년의 교통비 부담을 실질적으로 줄이고, 학생들이 보다 자유롭고 안전하게 이동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겠다는 목표를 내세웠다. 지난해 기준 경주지역 어린이와 청소년의 시내버스 이용 실적은 총 181만 건에 달한다. 여기에 현재 요금인 어린이 800원, 청소년 1천200원을 적용하면 연간 약 31억 여원의 예산이 필요할 것으로 추산된다. 이미 시행 중인 70세 이상 어르신 무임 버스 제도에 연간 약 28억 8천만 원의 시비가 소요된다는 점을 감안하면, 세대별 무상교통 정책을 모두 포함할 경우 시비 투입 규모는 60억 원을 넘어선다.

그럼에도 이러한 정책의 필요성을 뒷받침하는 이유는 분명하다. 첫째로 교통비 부담 완화의 직접적 효과다. 통학, 학원 이동 등 이동량이 많은 학생들에게 버스 요금 무료화는 체감되는 가계 부담 완화 효과가 크다. 둘째로 어릴 때부터 대중교통 이용 습관을 형성하는 것은 미래의 교통정책에도 긍정적으로 작용한다. 승용차 의존이 줄어들면 교통 혼잡 완화, 도로 관리 비용 절감, 탄소배출 감소 등 도시 전반의 환경·교통 여건 개선으로 이어질 수 있다.

또한 무료 이용을 통해 ‘버스를 타본 적이 없어 이용이 낯설다’는 학생들의 심리적 장벽을 낮추고 대중교통 접근성을 실질적으로 개선한다는 점에서도 의미가 크다. 경주시는 버스 노선 정보 파악에 어려움을 느끼는 학생들이 적지 않다는 점을 고려해, 이번 정책을 이동권 향상의 정책으로 보고 있다. 대중교통이 생활권 이동의 기본이 되는 환경을 조성하면 지역 내 균형 있는 이동이 가능해지고, 이는 지역경제 활력에도 기여할 수 있다.

그러나 이러한 긍정적 효과와 별개로 반드시 살펴야 할 부분은 재정 부담이다. 후 정산 방식의 구조상 이용이 늘어날수록 정산액도 함께 증가하게 돼, 장기적으로 시비 부담이 큰 폭으로 확대될 가능성이 있다. 교통복지 확대가 바람직한 방향임에도 재정 여건을 고려하지 않은 정책 확대는 결국 다른 필수 복지사업에 대한 예산 압박을 초래할 수 있다.

타 지자체 사례는 시사점을 준다. 버스 요금 전면 무료화를 최초 시행한 청송군은 이용률 증가와 지역경제 활성화라는 긍정적 효과를 얻었다. 반면 세종시는 재정 부담을 이유로 전면 무료화를 취소하고 ‘이응패스’라는 정액제를 도입했다. 일부 지자체는 전액 무료 대신 100원 버스처럼 부담을 나누는 방식을 고민하고 있다. 지역 특성과 재정 상황에 따라 최적의 모델이 다를 수 있음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경주시가 무상버스 정책을 성공적으로 정착시키기 위해서는 요금 지원과 함께 서비스 품질 향상이 병행돼야 한다. 노선 다양화, 배차 간격 개선, 안전 설비 확충 등 실질적으로 이용 편의를 높이는 조치가 함께 이뤄져야 정책 효과가 극대화될 수 있다. 단순히 ‘무료로 탈 수 있다’는 점만으로는 제도의 지속성과 시민 만족도를 보장하기 어렵다.

무상버스 확대는 경주시가 교통복지를 미래 도시 정책의 핵심으로 삼을 수 있는 중요한 기회다. 하지만 그 기회가 지역 재정에 과도한 부담을 지우는 ‘정책적 위험’으로 바뀌지 않도록 체계적 관리가 필수적이다.

황성신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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