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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경북 행정통합이 7년여 논의 끝에 본격적인 실행 단계에 들어섰다. 지난 2019년 공론화로 시작된 통합 구상이 수차례 정체와 재가동을 반복한 끝에 특별법 발의를 앞두고 실체를 드러낸 것이다. 이번 특별법안은 방대한 내용으로, 단순한 광역단위 통합을 넘어 새로운 초광역 행정체제를 구축하겠다는 의지가 담겨 있다. 지방소멸과 국가균형발전이라는 시대적 요구를 반영한 흐름이지만, 실질적 성과로 이어지기 위해서는 여전히 풀어야 할 과제가 많다.
특별법의 골자는 대구·경북을 통합해 ‘대구경북특별시’를 설치하고, 수도권에 준하는 고도의 자치권을 부여하는 것이다. 양도소득세 100% 교부, 법인세 일정 비율 배분, 지방소비세 추가 교부 등 재정 자율권 강화는 물론, 중앙행정기관 권한의 대대적 이양이 포함됐다. 신공항·신도시·항만을 중심으로 ‘글로벌 미래특구’를 지정해 조세 감면과 예타 면제까지 허용하는 규정도 들어 있다. 초광역 단위에서 새로운 산업과 인재를 끌어올 성장 기반을 마련하겠다는 구상이다.
특히 눈에 띄는 대목은 그간 통합 논쟁의 핵심 변수였던 ‘경북 북부권 소외’ 우려를 해소하기 위한 조항들이다. 공공서비스 확충, 기반시설 정비, 산업·일자리 기반 조성 등 인구감소지역에 대한 국가적 지원 의무를 명시했으며, 도청 신도시 행정복합 발전을 위한 공공기관 이전·지원 규정도 넣었다. 대구 중심의 행정 쏠림 논란이 통합 저지 요인으로 작용해 왔던 점을 고려하면, 이러한 장치들은 정치적 설득력을 높이는 데 의미가 있다.
문제는 법률이 마련됐다고 해서 통합의 성과가 자동으로 보장되는 것이 아니라는 점이다. 행정통합은 궁극적으로 지역 경쟁력을 높여야 하는 사업인데, 법적 틀만 갖추고 조직만 키우는 식의 ‘형식적 통합’으로 흐를경우 새로운 관료조직과 행정 비용만 늘어날 위험도 있다. 실제로 대구·경북은 경제·생활권이 밀접하게 연결돼 있으면서도 행정 분리로 인해 광역 인프라와 경제 전략 추진에서 여러 차례 비효율을 노출해 왔다. 이번 통합이 이 문제를 해소할 수 있을지는 결국 실행 과정의 정교함에 달려 있다.
통합 찬반 여론의 온도차도 무시할 수 없다. 2021년 공론화 당시 경북 일부 지역에서는 대구 중심 행정 편중 우려와 기존 도 단위 체계 붕괴에 대한 반대가 공개적으로 제기됐다. 법안에 다양한 균형발전 특례가 포함됐다 해도, 실제 운영 단계에서는 갈등 조정 능력과 리더십이 핵심 변수가 될 것이기 때문이다. 특히 통합 특별시장 선거가 6월 지방선거와 함께 치러지는 만큼, 시민들이 체감할 수 있는 설명과 참여 절차가 절실하다.
입법 과정 역시 난관이 예상된다. 특례 300여 개에 달하는 방대한 조항은 ‘지나친 특혜’라는 논란으로 번질 가능성도 있다. 중앙부처와 국회 심사 과정에서 재정 지원 규모와 권한 이양 범위를 두고 충돌이 발생할 수밖에 없다. 자칫 장밋빛 기대만 강조한다면, 법안 통과는 물론 이후 정책 집행에서도 어려움이 재현될 것이다.
행정통합은 지방자치 역사에서 중대한 분기점이다. 성공한다면 초광역 단위 행정체제의 새로운 모델을 제시할 수 있지만, 실패한다면 7년 논의가 허사가 되고 지역사회 내부 갈등만 키울 수 있다. 통합의 목적은 행정구역 결합이 아니라 지역 경쟁력 강화와 주민 삶의 질 향상이다. 그 본질을 잊지 않는 정책 설계와 실행이 필요하다.
정치적 이벤트가 아닌 실질적 변화가 되기 위해선, 정부·국회·지자체의 책임 있는 조율과 투명한 추진 과정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대구·경북 통합이 지역의 미래를 바꾸는 기회가 될지 여부는 지금부터의 선택과 실행력에 달려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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