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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3 지방선거를 앞두고 경주시장 선거판이 요동치고 있다. 지난 12일 오전 이창화 예비후보가 공식 출마 선언을 하며 본격적인 레이스에 가세했다. 중앙 무대에서의 경험을 강조하며 경주의 변화를 이끌겠다는 포부지만, 정작 현장의 반응은 미온적이다. 아니, 오히려 싸늘한 시선이 적지 않다.
이창화 예비후보는 현재 경주는 청년이 떠나고 산업은 정체되는 등 위기의 갈림길에 서있다며 위기를 뚫고 한 단계 도약하기 위해서는 현실에 안주하는 관리형 시장이 아니라 새로운 미래를 열어가는 ‘돌파형’시장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그의 이런 출마의 변에 시민들의 반응은 차갑다. 뜬금없이, 갑자기 나타난 인물이 경주시장에 출마하겠다는 것은 경주시민들을 장기판의 졸로보지 않고서는 나올 수 없는 행위라며 비판하고 있다. 특히 출마 선언 직후 지역 사회에서는 “누군지도 모르는 사람이 선거철이 되니 나타났다”는 비판이 쏟아지고 있다. 평소 지역의 크고 작은 현안에는 보이지 않던 인물이 오직 ‘시장’이라는 권력을 잡기 위해 갑자기 등장했다는 이른바 ‘철새 논란’이다. 경주시장은 경주를 가장 잘 알며, 경주만의 정체성을 가진 인물이 돼야 한다. 경주는 단순한 행정 구역을 넘어 천년 고도의 역사성과 원자력 산업이 집적된 복잡한 지역 정서를 가진 곳이다. 지역의 골목골목을 누비며 시민의 애환을 몸소 겪어보지 않은 인물이 과연 경주의 미래를 설계할 자격이 있는지 묻지 않을 수 없다.
또 수 십 년간 경주를 떠났던 인물이 경주를 알면 얼마나 알고 있는지 묻지 않을 수 없다. 경주는 세계적인 관광도시다. 연간 5천만 명 이상의 관광객이 방문하는 글로벌 관광도시다. 그런데 과연 갑자기, 뜬금 없이 나타나 경주시장을 하겠다는데 시민들은 자존감이 상한다고 비판하고 있다. 물론 새로운 인물의 등장은 지역 정치권에 활력을 불어넣을 수 있다. 그러나 그 새로움이 ‘지역에 대한 무지’나 ‘단기적 경력 쌓기’를 의미한다면 이야기는 달라진다. 경주는 지금 포스트 APEC 시대의 경제 도약과 인구 감소 해결 등 산적한 과제를 안고 있다. 중앙 정부의 인맥이나 이론적 해박함도 중요하지만, 무엇보다 필요한 것은 지역민과의 깊은 공감대와 현장 중심의 행정 능력이다.
시민들은 선거철마다 반복되는 ‘낙하산식’ 출마나 ‘깜짝 등판’에 피로감을 느끼고 있다. 이창화 후보가 이러한 부정적 견해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단순히 ‘중앙통’임을 내세우는 것만으로는 부족하다. 왜 하필 지금 경주여야 하는지, 그동안 경주를 위해 무엇을 고민해 왔는지에 대한 진정성 있는 답변이 선행돼야 한다.
지방자치의 본질은 지역을 잘 아는 사람이 지역을 위해 헌신하는 데 있다. 선거를 개인의 정치적 도약대로 삼으려는 태도는 경주 시민에 대한 예의가 아니다. 이 후보는 “선거철에만 나타나는 외지인”이라는 비판을 뼈아프게 받아들여야 한다. 표심은 화려한 수식어가 아니라, 시민의 삶 속에 깊이 뿌리 내린 진정성에서 움직인다는 사실을 명심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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