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넝떠러지 45일 고립된 유기견, 127일 만에 구조
넝떠러지 45일 고립된 유기견, 127일 만에 구조
황성신문 기자 / 입력 : 2026년 03월 06일(금) 15:40
ⓒ 황성신문
낭떠러지 아래 저수지에 고립됐던 유기견한 마리가 127일간의 구조와 돌봄 끝에 마침내 새 가족을 만났다.
경주시는 경주동물사랑보호센터가 구조한 유기견 ‘공고번호 2025-1153’이 최근 입양이 확정되며 ‘여울이’라는 이름으로 새로운 삶을 시작했다고 지난 2일 밝혔다.
이 유기견은 지난해 10월 24일 접수된 신고를 통해 처음 발견됐다. 당시 장소는 경주시 천북면 한 저수지 아래 낭떠러지로, 길이 좁 아 소방차 진입이 불가능했고 사람이 안전장치 없이 접근하기에는 추락 위험이 큰 위태로운 지형이었다.
경주동물사랑보호센터 구조팀은 소방대원 들과 함께 즉시 구조에 착수했지만, 접근로 확보가 어려워 현장 구조는 이뤄지지 못했다.
이후 구조 담당 주무관은 정기적으로 현장을 방문해 먹이를 보충하고 상태를 점검하며 구조 방안을 모색했다.
다음 달인 11월 5일 장비를 보강해 2차 구조에 나섰으나 지형적 한계를 넘지 못했고, 결국 내부 논의를 거쳐 주문 제작 포획틀 설치를 결정했다.
포획틀을 설치했지만 유기견은 극도로 경계심이 강해 좀처럼 틀 안으로 들어오지 않았 다. 구조 현장에서는 포획틀을 설치하더라도 즉시 포획으로 이어지지 않는 경우가 적지 않아 구조가 장기화 되기도 한다.
12월 9일 다시 현장에서 유기견을 확인하 자, 안전장치를 착용한 구조팀 주무관 2명이 저수지 아래로 직접 내려갔다. 미끄러운 바닥과 추락 위험 속에서 긴 대치가 이어졌고, 결국 두 주무관이 협력해 유기견을 직접 포획하며 구조를 마무리했다.
구조된 유기견은 곧바로 경주동물사랑보호 센터로 이송돼 수의사의 정밀 검진을 거친 뒤입소했다. 신고 접수 후 45일 만이었다.
입소 이후에도 적응 과정은 쉽지 않았다. 사람을 심하게 경계하던 이 유기견은 ‘천북이’ 라는 예명으로 홍보됐지만 입양 문의는 이어 지지 않았다. 그럼에도 센터 직원들은 꾸준한 친화 훈련과 돌봄을 지속했고, 시간이 지나며 조금씩 사람에게 다가오는 모습을 보이기 시작했다.
센터는 입양이 쉽지 않다고 판단해 올해부터 임시보호 제도를 본격 활성화하고 1153번을 첫 대상자로 홍보했다. 곧 한 시민이 임시 보호를 신청했으며, 임시 보호는 경주시민 만 19세 이상이면 참여할 수 있다.
임시 보호자는 일정 기간 상태를 지켜본 뒤입양을 결정했고, 22일간의 보호를 거쳐 지난달 28일 정식 입양이 확정됐다. 공고번호 1153번은 이날 ‘여울’이라는 이름으로 가족의 품에 안겼다.
주낙영 경주시장은 “입양 전 임시 보호를 통해 반려동물과 충분히 교감하고 생활 적응 여부를 확인하는 과정이 매우 중요하다”며 “올해부터 임시보호 제도를 더욱 활성화해 입양률을 높이고 유기동물의 새로운 출발을 적극 지원하겠다”고 강조했다.
황성신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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