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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의회 의장의 선거개입 논란, 지방자치 훼손
황성신문 기자 / 입력 : 2026년 03월 27일(금) 15:11
지역 정치권을 뒤흔든 ‘시의회 의장 선대위원장 논란’은 해프닝으로 끝날 일이 아니다. 지방자치의 핵심 가치인 견제와 균형, 그리고 공직자의 정치적 중립성이 어디까지 지켜지고 있는지를 여실히 보여준 사안이다.
현직 경주시의회 의장이 직위를 유지한 채 특정 예비후보의 상임선거대책위원 장을 맡으려 했다는 사실은 그 자체로 부적절성 논란을 피하기 어렵다. 지방의회는 집행부를 감시하고 견제하는 기관이 며, 의장은 그 중심에서 공정성과 중립성을 지켜야 할 상징적 존재다. 그런 위치에서 선거캠프의 핵심 역할을 맡는다는 것은 견제와 균형을 스스로 허무는 행위로 비칠 수밖에 없다.
물론 법적으로는 명시적인 금지 조항이 없다. 공직선거법이나 지방자치법 어디에도 지방의회 의장이 선대위원장을 맡는 것을 직접적으로 제한하는 규정은 없다.
그러나 법적 허용이 곧 정당성을 의미하 지는 않는다. 정치에는 법 이전에 지켜야할 최소한의 윤리와 책임이 존재한다. 이번 사안이 비판받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이번 사태를 두고 이창화 경주시장 예비후보가 공식 사과를 요구한 것은 이러한 맥락에서 이해된다. 그는 이번 논란을 “지방자치의 근간과 민주주의의 기본 원칙을 지키느냐의 문제”로 규정했다. 실제로 특정 후보 간 공방을 넘어, 지방 권력 구조의 건강성에 대한 문제로 제기했다.
또 “행정과 의회는 견제와 균형의 관계” 라며 기본 원칙이 무너졌음을 지적하는등 같은 당 예비후보들이 공통적으로 문제를 제기하고 있다는 점에서 이번 사안의 심각성을 방증한다.
반면 일부에서는 의장 역시 정당 소속 정치인으로서 선거를 도울 수 있다는 반 론을 제기한다. 특히 경주시의회의 경우 사실상 의정활동이 마무리되는 시점이라는 점을 들어 실질적 영향이 크지 않다는 주장도 나온다. 실제로 과거 총선에서도 현직 의장이 선대위원장을 맡았던 사례가 있었던 것도 사실이다.
그러나 이러한 전례로 정당화 될 수는 없다. 오히려 반복되어 온 관행이 문제였 다면, 지금이라도 바로잡는 것이 정치의 책임이다. 지방의회가 집행부와 ‘권력공 동체’처럼 인식되는 순간, 시민의 신뢰는 무너질 수밖에 없다. 또 대응 방식에 있어 서도 논란이다. 선대위원장직 철회라는 결과에도 불구하고, 정작 사태의 중심에 있는 인사들의 명확한 사과나 책임 있는 설명은 부족했다. “협의해 철회했다”는 해명만으로는 시민들이 느낀 불신을 해소하기 어렵다. 정치적 책임은 법적 책임보다더 무겁다는 점을 간과해서는 안 될 것이 다.
일각에서는 논란을 최소화하려면 의장직 사퇴 등 보다 분명한 조치가 필요했다는 지적이다. 이는 과잉 요구가 아니라, 공직자의 역할과 책임에 대한 최소한의 기준을 묻는 목소리다.
결국 이번 사태는 경주 정치의 현주소를 드러낸 사건이다. 법의 빈틈에 기대어 원칙을 우회하려는 정치, 관행이라는 이름으로 반복되는 부적절한 행위, 그리고 책임 있는 설명을 회피하는 태도는 더 이상 시민의 신뢰를 얻기 어렵다.
다가오는 지방선거는 이러한 문제에 대한 시민의 평가 무대가 될 것이다. 권력간 경계를 허무는 정치에 경고를 보낼 것인지, 아니면 또다시 관행으로 용인할 것인지 선택은 시민의 몫이다. 분명한 것은, 견제와 균형이라는 지방자치의 근간이 흔들린다면 어떠한 발전도 기대할 수 없다.
황성신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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