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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표 가치 훼손한 졸속 개편… 민주주의 흔들린다
황성신문 기자 / 입력 : 2026년 04월 24일(금) 15:49
6·3 지방선거를 앞두고 확정된 선거구 획정안이 공정성과 대표성 논란 속에 거센 비판을 받고 있다.
선거를 불과 50일도 남기지 않은 시점 에서야 가까스로 처리된 이번 개편안은 절차적 정당성은 물론 내용적 완성도에서도 낙제점에 가깝다.
선거구 획정은 민주주의의 기본 틀을 설계하는 작업이다. 그럼에도 정치권은 법정 시한을 4개월 이상 넘기며 시간을 허비했고, 결국 졸속 합의로 유권자 신뢰를 스스로 무너뜨렸다.
이번 개편의 핵심은 광역의회 비례대표 비율 확대와 일부 지역의 중대선거구제 도입이다. 이는 승자독식 구조를 완화하고 다양한 민의를 반영하기 위한 최소한의 진전이라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그러나 정작 현장에서는 이러한 개혁 취지와 정면으로 배치되는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다. 경주의 경우 광역·기초의원 정수가 늘어났음에도 불구하고 중대선거구 확대 대신 2인 선거구를 오히려 늘리는 방향으로 획정안이 설계됐다. 이는 정치개혁의 흐름을 거스르는 퇴행적 조치로볼 수밖에 없다.
더 큰 문제는 이 같은 구조가 특정 정치세력에 유리한 의석 독점 구조를 고착 화할 수 있다는 점이다. 과거 선거에서 한정당이 압도적 의석을 차지했던 사례가 반복될 가능성이 높아지면서, 득표율과 의석 비율 간 괴리가 더욱 심화될 수 있다 는 우려가 제기된다. 선거는 민의를 반영 하는 제도여야 한다. 그러나 제도 자체가 결과를 왜곡한다면 이는 민주주의의 근간을 흔드는 일이다.
전국적으로도 논란은 적지 않다. 헌법 재판소가 ‘투표 가치의 평등’ 원칙에 어긋 난다고 판단한 일부 지역 선거구가 그대로 유지된 것은 대표적인 사례다. 인구 편차를 무시한 채 동일 의석을 유지하는 것은 헌법이 요구하는 평등선거 원칙에 위배된다. 물론 지역 대표성이라는 논리도 일리가 없지 않다. 그러나 이는 어디까지나 보완적 고려 사항일 뿐, 헌법적 가치 위에 설 수는 없다.
지방의회는 특정 정당의 전유물이 아니 다. 다양한 의견이 경쟁하고 조율되는 공론의 장이어야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번 획정안은 비례성과 대표성을 동시에 훼손하며 정치 불신을 키우는 방향으로 나아가고 있다. 선거 제도는 정치적 이해 득실에 따라 좌우될 대상이 아니라 민주 주의의 원칙 위에서 설계돼야 한다.
지금이라도 늦지 않았다. 정치권은 졸속으로 만들어진 선거구 획정안을 재검토 하고, 중대선거구 확대와 비례성 강화라는 시대적 요구를 반영해야 한다. 무엇보다 유권자가 납득할 수 있는 공정한 기준을 마련하는 것이 급선무다. 선거는 결과 보다 과정이 중요하다. 그 과정이 신뢰를 잃는다면 어떤 결과도 정당성을 확보할수 없다.
황성신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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