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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5. 거지 빵 찾다
보랏빛 엽서수필
황성신문 기자 / 입력 : 2026년 04월 30일(목) 15:56

↑↑ 구워내어 놓은 국화빵이 좋다
ⓒ 황성신문

↑↑ 대구 한비수필학교장 명예문학박사 수필가 이영백
ⓒ 황성신문
나의 학창기에 먹지 못한 국화빵으로 나는 어쩜 빵에 대한 징크스가 있다. 고교 2학년 입주 가정교사 하면서 집으로 다녀오는데 “큰형님 집”으로 나의 상장, 표창장, 앨범, 책, 공책, 사진 등 애장품(?) 전체를 싣고 가버렸다. 억울해 하면서 가정교사 입주 집으로 돌아왔다. 저녁 굶어 배가 고파도 돈이 모자라 못 사 먹었다. 초겨울 유리창 너머로 김이 모락모락 나던 못 먹은 “국화빵”이 지금도 아려온다.
빵이라는 말은 알고 보니 포르투갈어이 다. 원래는 “팡(pao)”이었는데 포르투갈어와 일본어가 교류하면서 “팡”을 일식 발음으로 “빵”이 되었다. 우리 동양인은 밥이 주식인데 빵은 마치 간식처럼 생각되었다. 그러나 서양 에서는 빵에다 다른 것을 곁들여 먹음으로써 주식이 되었다.
나는 빵을 즐기는 편은 아니지만 글 쓰다가 배고프면 간단하게 준비해 둔 곰보빵인 “소보 루”를 즐겨 먹는다. 그것도 요즘은 양이 많아서 간혹 배고픔을 적당히 채우려고 양이 적은 “초코파이” 한 개로 대신하기도 한다.
겨울이 다가오면 “붕어빵”이 간혹 먹고 싶어 사러 나간다. 그곳에는 군고구마와 군밤도 보인다. 예전에 즐겨 먹었던 “거지 빵”은 안
▲ 구워내어 놓은 국화빵이 좋다
보인다. 이 거지 빵은 왜 거지 빵인가? 구어 나온 모양새를 보면 동글납작하고 노란색으로 두텁게 굽혀 있고, 나타난 문양은 마치 국화 꽃잎처럼 여섯 가닥 볼록하게 솟아서 “풀 빵”이라고도 하였다. 초교 다닐 때는 풀빵 한개 십 원이다. 그 십 원이 없어서 침만 삼키다 거지 빵 구경만 하고 돌아왔다. 요즘은 거지 빵은 구경조차 하기 어렵다.
오늘날 고급 빵집이 많다. 그러나 돈 아끼던 습관이 있어서 고급 빵집에 나는 들어가면 큰일 나는 줄 알고 이제까지 그렇게 살아왔다.
남의 집 방문 하려고 할 때 어쩔 수 없이 고급 빵집에 들리지 않을 수 없다. 그러나 빵에 대하여 잘 모르니까 방문자 연령대, 성별 등에 맞춰 도움받아서 사 간다. 예전에 못 먹은 국 화빵의 징크스가 알게 모르게 나의 뇌리를 스치고 있는 것은 아직도 망각곡선에 닿지 못하 였다. 거지 빵, 풀빵, 국화빵은 같은 이름씨이 다. 현대에 거지 빵 찾기 어렵다.
손녀들이 있을 때 많이 보던 동화 만화 “구 름빵”은 나도 먹어도 괜찮을까? 나이 든 요즘 늦은 시간 배고파 오면 곧잘 냉장고 열고 준비된 빵을 찾아 즐겨 먹는다. 곰보빵, 소보루빵 때문에 다이어트도 걱정해야 할까?
배가 고프면 밥 먹을 생각은 안 하고 사다둔 빵을 곧잘 먹는 것은 그렇게 식성이 달라 졌다. 어린 날 배고픔에 대한 어른이 되어서 보충해야만 북망산 잘 갈 수 있을 것 같아 빵을 쉽게 먹는다. 그러나 나는 아직도 거지 빵찾는다.

황성신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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