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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폐물 2단계 준공, 안전과 지역 신뢰 회복이 과제다
황성신문 기자 / 입력 : 2026년 05월 15일(금) 16:01
중저준위 방사성폐기물 처분시설의 2 단계 표층처분시설이 준공됐다. 2012년 사업 착수 이후 14년 만에 완성된 이 시설은 총사업비 3141억 원이 투입됐으며, 200리터 드럼 기준 12만5000드럼의 저준위 이하 방폐물을 처분할 수 있다. 기존 1 단계 동굴처분시설에 이어 표층처분시설 까지 갖추면서 경주 방폐장은 세계 최초로 단일 부지 안에 동굴처분과 표층처분을 함께 운영하는 복합처분시설이 됐다.
방폐물의 준위와 특성에 따라 처분 방식을 달리할 수 있는 체계를 마련했다는 점에서 국가 방폐물 관리의 중요한 이정 표다.
이번 준공은 원전 운영 과정에서 발생 하는 중저준위 방폐물은 물론, 향후 원전 해체 과정에서 나올 폐기물까지 안정적으로 관리할 기반을 넓혔다는 의미가 있다.
방사능 농도가 낮은 저준위·극저준위 폐기물까지 모두 지하 깊은 동굴에 처분하는 것은 안전성 측면에서는 보수적이지만 경제성과 효율성 측면에서는 과도하다는 지적이 있었다. 표층처분은 이러한 한계를 보완하는 방식으로, 위험도에 맞게 처분 방식을 세분화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그러나 기술적 성취만으로 방폐장 문제를 끝낼 수는 없다. 방폐장은 단순 산업시 설이 아니라 지역 주민의 수용과 신뢰 위에서만 운영될 수 있는 시설이다. 경주시 민들은 2005년 국가 에너지 안보와 원자 력산업 발전을 위해 방폐장 유치를 받아 들였다. 이후 심리적 불안과 환경오염 우려를 감내하며 정부 정책에 협조해 왔다.
그럼에도 지역사회가 체감하는 보상과 지원은 여전히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
특히 방폐물 반입 지원수수료 문제는더 이상 미룰 수 없다. 정부는 당초 연간 1만3333드럼 반입을 전제로 지원수수료 수입을 예상했지만, 실제 반입량은 이에 크게 못 미쳐 지원수수료도 기대치를 밑돌았다. 방폐장 유치 당시 약속했던 경제적 효과가 충분히 실현되지 않았다는 경주시민들의 지적은 가볍게 넘길 일이 아니다. 처분수수료가 크게 오른 것과 달리 지역 지원수수료가 장기간 동결돼 있다면 형평성 논란은 커질 수밖에 없다.
또, 안전 관리 역시 한 치의 허술함이 없어야 한다. 표층처분시설은 5중 다중차 단구조와 규모 7.0 지진 대응 설계를 갖췄 다고 하지만, 국민의 불안은 숫자만으로 해소되지 않는다. 방폐물 처분은 수십 년이 아니라 수백 년의 시간을 전제로 한다.
세슘-137의 반감기 등을 고려하면 300년 관리라는 말은 결코 상징적 표현이 아니 다. 산불, 지진, 집중호우 등 예측하기 어려운 재난에 대비한 점검과 정보 공개가 지속적으로 이뤄져야 한다.
정부와 한국원자력환경공단은 이번 2 단계 표층처분시설 준공을 기술력의 성과로만 홍보해서는 안 된다. 기술의 우수성 못지않게 중요한 것은 지역과의 약속을 지키는 일이다. 경주가 국가적 필요를 받아들인 만큼 국가는 경주가 감당해 온부담을 정당하게 평가해야 한다. 지원수 수료 현실화, 주변지역 지원 확대, 투명한 안전 정보 공개, 주민 참여형 감시체계 강화가 함께 추진돼야 한다.
방폐물 관리는 원전 정책의 마지막 단계이자 가장 민감한 과제다. 2단계 표층 처분시설 준공은 끝이 아니라 새로운 책임의 시작이다. 안전은 기본이고, 신뢰는 지속적인 보상과 투명한 소통으로 쌓아야 한다. 경주 방폐장이 국가 방폐물 관리의 모범이 되려면 이제 기술보다 사람을 먼저 봐야 한다.
황성신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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