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체코 원전 리스크 넘은 K-원전, 이제는 신뢰로 입증해야
황성신문 기자 / 입력 : 2026년 06월 12일(금) 15: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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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연합(EU)이 한국수력원자력의 체코 두코바니 원전 사업에 대해 역외보조금 심층조사를 하지 않기로 한 것은 한국 원전 수출에 적지 않은 의미를 갖는다. 프랑스 전력공사 EDF가 제기한 보조금 의혹은 단순한 경쟁사의 문제 제기를 넘어, 한국 원전의 가격 경쟁력과 사업 구조 전반에 대한 국제적 검증대였다. 유럽집행 위원회가 1년 넘는 예비검토 끝에 심층조사 미개시를 결정한 것은 한국 원전 산업이 적어도 이번 쟁점에서 국제 규범을 벗어나지 않았다는 판단을 받은 셈이다. 체코 두코바니 원전은 1000MW급 한국형 원전 APR1000 2기를 공급하는 26조원 규모의 대형 사업이다. 유럽 원전 시장은 기술력만으로 진입할 수 있는 곳이 아니 다. 안전 기준, 금융 구조, 공급망 투명성, 현지 법제 대응까지 모두 따진다. 그런 시장에서 역외보조금 의혹을 넘은 것은 한국 원전이 ‘싸게 지어주는 원전’이라는 낮은 평가를 벗고, 기술과 관리 능력, 규범 대응 역량을 함께 인정받을 수 있는 계기를 마련했다는 뜻이다. 국내에서 제기됐던 ‘저가 수주’ 논란도 이번 결정으로 상당 부분 힘을 잃게 됐다. 물론 가격 경쟁력이 곧 덤핑이라는 뜻은 아니다. 한국 원전은 아랍에미리트 바라카 원전 등을 통해 공기 관리와 시공 능력을 입증해 왔다. 다만 세계 시장에서는 경쟁력이 의심으로 바뀌는 순간, 법적 분쟁과 정치적 견제로 이어진다. 앞으로는 수주 단계부터 가격 산정, 금융 조건, 정부 지원 여부를 더 투명하게 설명할 수 있어야 한다. 그러나 여기서 자축에 그쳐서는 안 된 다. 원전 수출의 성패는 계약서가 아니라 준공과 운영 과정에서 판가름 난다. 원전은 수십 년을 내다보는 국가 기간산업이 다. 설계와 기자재 조달, 시공, 인허가, 안전관리, 현지 인력 양성, 지역사회 소통중 어느 하나라도 삐끗하면 전체 신뢰가 흔들린다. 한수원과 팀코리아는 이번 결정을 ‘리스크 해소’가 아니라 ‘더 큰 책임의 시작’으로 받아들여야 한다. 정부의 역할도 중요하다. 원전 수출은한 기업의 해외 공사 수주가 아니다. 기자재 업체, 설계사, 건설사, 정비기업, 금융 기관, 인력 양성 체계가 모두 연결된 국가 산업 전략이다. 체코 사업이 성공하면 유럽과 중동, 아시아 시장에서 한국 원전의 신뢰는 한 단계 높아질 수 있다. 반대로 일정 지연이나 품질 논란이 생기면 어렵게 되살린 원전 수출의 불씨가 다시 꺼질수 있다. 이번 사안은 원전 수출 경쟁의 성격이 바뀌고 있음을 보여준다. 앞으로 경쟁 국들은 가격뿐 아니라 보조금, 지식재산 권, 공급망, 안전 규정, 현지 고용 문제까지 다양한 방식으로 한국 원전을 견제할 것이다. 기술만 좋으면 된다는 생각은 낡았다. 국제 법무, 통상, 금융, 외교 역량을 함께 갖춘 원전 수출 체계를 만들어야 한다. 체코 원전의 역외보조금 리스크 해소는 반가운 소식이다. 하지만 진짜 평가는 이제부터다. 한국 원전 산업은 이번 결정을 발판으로 삼아 두코바니 사업을 제때, 제대로, 안전하게 완수해야 한다. 그것이 한국 원전의 신뢰를 지키는 길이며, K-원전 수출의 지속 가능한 미래를 여는 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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