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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판 바꾼다고 AI 거점 되나?…경주스마트미디어센터 개편 논란
실패 덮고 AI로 재포장…경주시 ‘간판갈이’ 해명해야
외주 재하청·부당해고·소송 논란 등 파행 운영 전력
전문성 논란 속 AI·데이터·스마트도시 등 업무 확대
‘돈 먹는 하마’ 오명 그대로…AI센터 확대 개편 강행
이종협 기자 / tel2200@naver.com입력 : 2026년 07월 24일(금) 16:08
ⓒ 황성신문
막대한 예산을 투입하고도 성과와 전문성 논란을 반복한 경주스마트미디어센터(이하 센터)가 이번에는 ‘경주AI&미디어센터’라는새 간판을 달고 기능 확대에 나서자 시민들의 비판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경주시는 AI(인공지능)와 데이터 산업, 스마트도시, 지역기업 디지털 전환을 총괄하는 거점기관으로 재편하겠다며 조례 개정 절차에 착수했다. 그러나 과거 실패에 대한 평가와 책임 규명, 조직 쇄신 방안은 내놓지 않은채 명칭과 업무부터 늘리면서 ‘AI를 명분으로한 조직 부풀리기’라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센터는 지난 2012년 미래창조과학부가 지원하는 ‘실감미디어산업 성과확산사업 (2012~2017)’으로 국비와 지방비, 민간자본등 240여억 원을 투입했다. 2016년 보문관광 단지에 문을 열 당시 경주시는 실감미디어 기술개발과 관련 기업지원, 콘텐츠 산업을 이끌 핵심기관이 될 것이라고 기대에 차 있었다.
하지만 출범 이후 시민들에게 각인된 것은 첨단산업 성과보다 인사 파행과 법적 분쟁, 공금 사용 논란, 외주 재하청 문제였다. 2021년 경주시의회 지적에 따르면 센터는 운영 이후 수년간 뚜렷한 국책사업을 수주하지 못했음에도 경주시로부터 매년 5억~6억 원가량의 운영비를 지원받은 것으로 알려졌 다. 그래서 자체 사업과 외부 연구과제로 경쟁력을 입증해야 할 전문기관이 시 출연금에 의존해 조직을 유지하면서 ‘돈 먹는 하마’라는 비판까지 받았다.
특히 전문성 논란은 황룡사 역사문화관 3D 입체영상 제작사업에서 극명하게 드러났다.
경주시는 2020년 10억여 원을 들여 해당 사업을 센터에 맡겼지만, 센터는 영상을 직접 제작하지 않고 외부 업체에 재의뢰했다. 실제 영상 제작비는 6억3천만 원 가량이었고, 나머지 예산은 기간제 근로자 인건비와 복리후생 비, 출장비, 회의운영비 등에 사용됐다. 그로 인해 전문기관이 직접 제작 능력을 보여주지 못한 채 경주시로부터 공기관 대행사업으로 위탁받아 이를 다시 외부 업체에 제작 의뢰한 것이 드러나 시의회로부터 존재 이유가 없는 센터의 폐지 논의가 뜨겁게 논의된 바 있다. 또한 당시 시연 영상의 완성도 역시 기대 에 못 미치는 조악한 수준으로 지적받았다.
여기에 더해 조직 운영도 파행의 연속이었 다. 2017년에는 연구원 위촉장과 계약 만료를 둘러싸고 부당해고 분쟁이 발생했고, 경북 지방노동위원회가 부당해고 판단을 내리면서 법적 다툼으로 번졌다. 이에 경주시는 전 센터장 등이 기본재산 일부를 이사회 의결과 주무관청 허가 없이 인건비와 공공요금으로 사용했다고 감사 결과를 발표했고, 연구원들의 수당 지급이 객관적인 기준 없이 상위직 위주로 지급됐다는 의혹도 제기됐다.
결국 경주시가 이들 센터 관계자들을 사문서 위조 등의 혐의로 경찰에 고발했다. 그러나 이후 소송과 고발의 최종 결과 배상금과 소송비용, 책임자 조치 내역은 시민에게 종합 적으로 공개하지 않았다. 또한 센터장 인사의 전문성도 도마에 올랐다. 실감미디어 연구개 발기관의 수장 자리에 관련 전문가가 아닌 퇴직공무원·지방의원 출신 인사가 임명되면서 보은성 인사와 전문성 부족 논란이 이어졌다.
이번 개편에서도 경주시는 AI 전문인력 확보 규모와 채용 기준, 기존 인력의 기술 역량, 외부 전문가 영입 계획을 제시하지 않고 있다. 사람과 운영방식은 그대로 둔 채 간판과 사업만 바꾸는 개편이라면 실패가 반복될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이다.
개정안은 센터 업무를 AI 산업 육성, 데이터 플랫폼 구축, 스마트도시 서비스, 문화관광 AI, 지역기업 디지털 전환까지 대폭 넓힌다.
그러나 기존 실감미디어 분야에서도 성과를 입증하지 못한 조직에 더 전문적이고 광범위한 업무를 맡기는 근거 또한 불분명하다는 지적이다.
AI 산업에는 고급 전문인력과 컴퓨팅 인프 라, 데이터 확보, 보안체계, 산학연 협력과 국가 공모사업 대응력이 필요하다. 하지만 경주 시는 센터가 이를 수행할 역량을 갖췄는지 보여주는 조직 진단 결과와 중장기 재정계획조 차 공개하지 않은 점이 더 큰 문제다. 센터에 대한 관리·감독 책임은 경주시에 있지만 인사와 계약, 기본재산 사용 문제가 불거지는 동안 이를 사전에 막지 못했고, 국책사업 수주 부진과 운영비 의존이 이어져도 센터의 존립 필요 성을 제대로 재검토하지 않았다. 그간 경주시가 보여준 것은 문제가 커진 뒤 감사와 고발에 나섰을 뿐 예방 차원의 감독과 성과관리는 전혀 작동하지 않았다는 것이 문제로 드러났다.
조례 개정에 앞서 센터 설립 이후 연도별 출연금과 운영비, 인건비, 외주용역비, 국책사업 수주 실적, 기업지원 성과, 장비 이용률과 콘텐츠 활용 실적을 전면 공개해야 한다. 부당해고와 소송, 배상금, 고발 사건의 처리 결과와 전·현직 센터장 선임 과정, 임직원 채용및 성과평가 내역도 검증 대상이다.
경주시의회도 명칭 변경과 기능 확대를 그대로 승인할 것이 아니라 자료 제출과 외부 경영진단을 전제로 조례안을 심사해야 한다.
필요하다면 기능 축소나 다른 전문기관과의 통합, 일정 기간 성과를 내지 못할 경우 출연을 중단하는 일몰제까지 검토해야 한다는 지역사회의 여론에도 주목해야 한다는 점이다.
‘스마트미디어’의 실패를 ‘AI’라는 이름으로 덮어서는 안 된다. 성과와 책임을 밝히지 않은 채 기능과 예산만 늘린다면 이번 개편은 혁신이 아니라 실패한 출연기관을 시민 세금 으로 다시 연명시키는 간판갈이에 불과하다는 비판에 대해 경주시는 해답을 내놓아야 한다는 여론이 확산되고 있다.
이종협 기자  tel2200@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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