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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6. 밥 먼저 먹어라
보랏빛 엽서수필
황성신문 기자 / 입력 : 2026년 07월 31일(금) 15:31

↑↑ (아이나 어른이나) 먼저 먹어라!
ⓒ 황성신문

↑↑ 대구 한비수필학교장 명예문학박사 수필가 이영백
ⓒ 황성신문
“얘들아! 밥 먼저 먹어라.” 예전에는 이런 소리 들을 수 없었다. 경칠 일이다. 요즘 민주의 공정 시대가 꽃핀 사회에서는 아이가 먼저 숟가락 들고 퍼먹어도 어느 누가 나무라지 않는다. 얼마나 세상이 공정하게 꽃핀 사회가 되었는가?
가부장 시대에 태어난 우리 살던 시대는 평생 밥상머리에서 아버지 숟가락 들기 전에 아이들이 먼저 먹을 수가 없었다. 아니 상상도 못하였다. 그러한 식사 예절은 어머니의 시어머니, 그 시어머니의 시어머니로부터 익히 들어 알고 있었던 보편타당한 상식 중의 기본 예절이기 때문이다. 이를 지키지 않으면 “본바 없는 상반(놈)!”이라고 호된 꾸지람을 들어야만 하였다.
인간으로 태어나서 밥 먹는 시간만치 고마울 때가 없다. 예부터 “수염(鬚髥)이 석 자라도 먹어야 산다.” 하지 않았든가? 그래. 배고 프면 먹어야 한다. 그러나 늘 식사 예절은 철칙으로 지켜야만 하였다. 꼭 아버지가 아니더 라도 연장자가 수저 먼저 드는 것 보고 익히 따라 식사한다. 이러한 것은 엄격한 식사 예절로 무서우리만치 우리 생활에 깊이 뿌리 박혀 있던 사회의 기본 원칙이었다.
그러나 군대에서 식사 시간은 훈련생이라도 상사들보다 일제히 먼저 먹는 것이다. “식사 시작!”하는 구호 소리에 한꺼번에 숟가락 달그락거리는 소리만 들리지 정말 조용한 분위기에서 많은 병사들이 일제히 밥 먹는다.
시작되는 것은 훈련에 훈련으로 정착된 너무나 당연한 식사 시간이 아니었든가? 식사 시작이라는 말은 훈련병에게 가장 듣기 좋은 하늘의 소리이었다.
그래. 우리들 식사 시간도 이제부터는 겉으 로의 드러나는 허세 예절을 부리는 것보다 상황에 맞춰서 아이도 먼저 먹을 수 있는 편의를 좀 보아주자. 연장자의 나이보다 어린이, 자라나는 아이들에게 먼저 식사할 수 있도록 배려할 수 있는 분위기를 만들자.
“아이가 곧 어른이다.” “아이가 자라야 이 사회 구성원이 늘어나 고, 국가의 지배력도 생긴다.”
“아이가 튼튼해야 사회 구성원 모두가 튼튼 해진다.”
학부 지리교육과에서 인구 지리를 배웠다.
인구수가 적으면 국가의 위상도 떨어진다. 나라의 문화 활성화 지수도 떨어진다. 거기에다 여러 가지 변수가 너무 많다.
이제부터 상대방을 배려하려는 뜻에서 “밥 먼저 먹어라.” 하는 말을 자주 들으면 좋겠다.
엄격하게 규정 되어져 숟가락 들고 놓고 하는 소리도 없이 식사 시간을 보내면 소화도 제대로 안 된다.
“(아이나 어른이나)밥 먼저 먹어라!” 그래.
오늘만큼은 나 먼저 먹는다.

황성신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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