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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8. 옹의 일상생활
보랏빛 엽서수필
황성신문 기자 / 입력 : 2026년 08월 14일(금) 15:52

↑↑ 오후 세 시 메꽃이 사랑한다
ⓒ 황성신문

↑↑ 대구 한비수필학교장 명예문학박사 수필가 이영백
ⓒ 황성신문
나는 이제 옹(翁)이다. 누구는 만년의 청년 시작이라고도 한다. 청춘으로 건강 자랑한다.
그러나 종심 하고 여덟 해 만났는데 청춘이라 니? 될 법이나 한 소리인가? 그냥 옹의 일상 생활을 소환한다. 나이 들면 생활 자체가 매우 한정이다.
간밤에 늦은 시간까지 글 쓰다, 뒤척이다 텃새 우는 까치 소리에 아침잠을 깬다. 번연히 눈 뜨고 누워서 손가락 마디마다 주무르 고, 컴퓨터다운 증후군으로 오른팔이 시려서 어깻죽지부터 만진다. 조곤조곤 나 스스로 나를 만진다. 이불을 밀어 놓고 누운 채로 자전거 타기도 한다. 손을 꼬불쳐 손톱 끝으로 가슴뼈 위, 머리 위, 귀 옆을 두드린다. 전신에 조금씩 몸을 일깨우는 작업이다. 이제 일어나 마루로 나온다. 옹으로 늘 하던 일상을 찾으 려고 애쓴다.
냉ㆍ온수 섞어 한 컵 받아 목에 헹궈내고, 내 몸의 피를 살린다. 내 몸을 일깨운다. 조간 신문 모두 훑어 읽는다. 남북이 갈리어 늘 걱정이고, 후손이 잘살아야 하는데 경제가 걱정 이다. 요즘은 한 가지가 더 늘었다. 코로나19 지나고 사회 혼란 기사가 도배한다. 머리가 아프다. 앞으로 우리 후손들 어찌하여야 잘살아갈까? 자랑스러운 대한민국, 걱정 없는 대한민국이면 좋겠다.
가벼운 옷차림으로 운동화 졸라매고 낮은 구릉 대구 계룡산(溪龍山)에 오른다. 도심을 조금 비켜 났다. 그러나 공기가 숨쉬기에 매우 좋다. 숲속 소나무 피톤치드도 마신다. 일찍 산골짝을 톡톡 누비며 걷는 까치가 있어 생경한 장면이다. 소나무 사이로 햇빛이 얼룩 무늬를 만든다. 그늘이 좋다. 흙길 걷는 운동이 좋다. 반대편으로 젊은 여인 용감하게 빠른 걸음으로 팔까지 휘저으면서 걸어온다. 풋풋한 젊음이 좋다. 나 혼자 숲속 길가 벤치에 앉아 구경한다. 한 시간 만에 귀가 한다.
샤워하고 옷 갈아입으니 너무 상쾌하다. 조반 먹는다. 한 그릇 비워낸다. 그래 일용할 양식이 우리 밥에 우리 반찬이다. 식사 끝나고 따뜻한 커피 한 잔 마신다. 잠깐 뉴스 보고 낮잠 청한다. 꿀잠을 삼십 분 잔다. 다시 잠 깨어 오후 글을 쓴다. 주제와 몰두하여 싸움을 시작한다. 독수리 타법으로 글을 완성하고 저장 하여 둔다. 다음에 다시 보면서 퇴고하면 완성될 일이다. 나 옹의 너무 밋밋한 일상이다.
오후 세 시면 메꽃이 사랑을 알리기 위해 꽃이 핀다. 나팔꽃은 아침에 피었다가 저녁에입 오므린다. 메꽃은 낮에 핀다. 사랑은 옴~팡 메꽃에 재미를 붙이어 준다.
저녁 시간이 다가오면 낮의 시간이 휑하니 지나갔다. 그렇게 옹의 일상생활이다. 저녁밥은 정확히 오후 여섯 시면 먹는다. 이제까지늘 그렇게 해오고 있다. 차 한 잔에 뉴스가 기다린다. 옹의 일상은 지루할 리 없고, 요즘 삶이 무척 재미난다.
다시 반복되는 밤에 깊은 글을 어설프게 초안 쓴다. 이게 옹의 일상생활이다.

황성신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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