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
“자칫 건물만 덩그러니”…우려가 현실 된 문무대왕과학연구소
3천263억 원들인 연구소, 연구·운영인력 배치 ‘올스톱’
감포 정주여건 열악…발령 기피에 인력 확보 난항
정부·연구원·경주시, 정상가동 로드맵부터 밝혀야
이종협 기자 / tel2200@naver.com 입력 : 2026년 08월 14일(금) 16:17
|
|
|  | | | ⓒ 황성신문 | | 3천263억 원을 투입해 감포에 조성한 문무 대왕과학연구소가 시설 준공 단계에 접어들 고도 제대로 가동되지 못하면서, 앞서 제기됐던 “건물만 덩그러니 남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현실이 되고 있다. 문무대왕과학연구소는 소형모듈원자로 (SMR)와 미래 원자력시스템, 원전 안전, 방사 성폐기물 관리, 원전 해체기술 등을 연구·실 증하기 위해 경주시 감포읍 대본리 일원에 조성된 국가 연구시설이다. 연구소는 국비 2천 453억 원과 지방비 810억 원 등 총 3천263억 원이 투입됐다. 지난 2021년 7월 착공 이후 4 년여 만인 지난해 말 6개 건물이 사용승인을 받으며 시설 조성은 사실상 마무리 단계에 들어섰다. 그러나 시설 완공과 연구소 운영이 속도 차이를 내고 있어 비판을 받고있다. 행정지원· 교육협력 기능을 담당하는 화랑관을 제외하면 나머지 시설의 가동률은 사실상 ‘제로’에 가까 운 것으로 알려졌다. 당초 연구·행정 인력을 합쳐 장기적으로 500명 이상을 투입한다는 계획이었지만, 실제 현장에는 건설 과정에서 파견된 극소수 인력만 남아 있는 상태다. 이런 문제는 갑자기 불거진 게 아니다. 이미 지난해 12월, 1단계 공사가 마무리되던 시점에 “자칫 건물만 짓고 방치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제기됐다. 당시 한국원자력연구원은 그해 9월에야 태스크포스(TF)를 꾸려 인력 배치와 조직 운영 방안을 논의 중이지만 성과가 없는 상태다. 게다가 한국원자력연구원 분원 형태로 건립돼 정부출연연구기관(NST)을 통합 관리하는 국가과학기술연구회 승인을 받아야 하지만 신청조차 하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또한, 노동조합도 직원들의 감포지역 근무 기피와 경영진의 소통 부족을 지적하며 정상 화가 쉽지 않을 것이라 전망한 바 있다. 원자 력연구원장 임기 만료로 새 원장이 부임할 때 까지 주요 의사결정이 미뤄질 수밖에 없는 조직 사정도 우려를 키웠다. 문제는 이러한 경고가 나온 지 반년 넘게 지난 현재까지도 상황이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는 점이다. 연구·운영인력은 여전히 계획대로 배치되지 못했고, 공식 개원일과 핵심 연구과제 착수 시점 모두 불투명한 실정이다. 인력 확보가 지연되는 배경에는 열악한 정주여건도 있다. 감포읍은 인구 5천여 명 규모로 경주 도심과도 자동차로 40분 넘게 떨어져 있고, 초·중학교가 각각 한 곳뿐이다. 인근 다른 원자력 기관 직원들도 상당수가 타 도시에 거주하며 출퇴근하는 실정이어서, 정주 인프라 확충 없이는 인력 유치가 근본적으로 어렵 다는 지적이 나온다. 원자력연구원은 연구소 개원 첫해 258명의 인력을 배치하고 2030년까지 500명 규모로 확대한다는 구체적인 인력운영계획을 제시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2026년 현재까지이 계획이 실제로 이행되고 있다는 신호는 뚜렷하지 않다. 258명이라는 구체적 수치를 제시하고도 인력을 제대로 배치하지 못했다면, 그 계획이 얼마나 현실성 있게 수립됐는지에 대한 의문이 제기될 수밖에 없다. 계획과 실행 사이의 간극이 좁혀지지 않는다면, 2030년 500명 규모 확대라는 목표 역시 공허한 수치로 남을 가능성이 크다. 경주시민들이 연구소 유치를 반겼던 이유는 연구인력이 실제 상주하며 연구과제가 가동되고, 관련 기업·지역 대학과의 공동연구가 이뤄지며, 지역 청년 일자리로 이어지는 것이 사업의 본래 목적이었다. 지금처럼 인력 배치가 계속 지연된다면 지역사회가 얻는 것은 결국 이름뿐인 ‘빈 건물’에 그칠 수 있다. 이제 필요한 것은 구체적인 시간표다. 한국 원자력연구원은 하반기 실제 배치 인력 규모, 2027년 말까지의 단계별 계획, 258명·500명 계획의 유효 여부, 공식 개원일, 핵심 연구과제 착수 시점을 투명하게 공개해야 한다. 정부 역시 정책적으로 확정된 국가사업인 만큼 인력·조직 운영의 제도적 걸림돌 해소에 나서야 하며, 경주시도 정주환경 개선책을 함께 마련해야 한다. 건물은 이미 세워졌다. 남은 것은 그 안에 사람을 채우고 연구를 시작하는 일뿐이다. “언제 문을 열 것인가”라는 질문에 대한 답이 계속 미뤄진다면, 문무대왕과학연구소는 국가균형발전의 성공 사례가 아니라 관리 실패 사례로 남을 위험이 크다.
|
|
|
이종협 기자 tel2200@naver.com - Copyrights ⓒ황성신문.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
|
|
|
|
|
|
|
|
실시간
많이본
뉴스
|
|
|
|
|
|
|
최신뉴스
|
|
|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