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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에서 왕경으로…황룡사 남쪽 땅이 들려주는 천년 이야기
신라문화유산연구원, 내년 1월까지 발굴유물 특별전
공방 흔적·당나라 도자기·로만글라스로 되살린 왕경인의 삶
백순혜 기자 / 입력 : 2026년 08월 28일(금) 15:49
↑↑ 신라문화유산연구원 역사문화전시실에 마련된 전시장 모습.
ⓒ 황성신문
신라문화유산연구원이 지난 27일부터 내년 1월 31일까지 연구원 역사문화전시실에서 2026 발굴유물 특별전 ‘황룡사 남쪽, 땅이 말해주는 왕경이야기’를 개최한다고 밝혔다.
이번 특별전은 국가유산청과 경주시, 신라 문화유산연구원이 2015년부터 지난해까지 10년 동안 진행한 황룡사 광장과 주변 도시 유적 발굴조사 성과를 공개하는 자리다.
전시의 중심에는 황룡사 남쪽 일대가 겪은 공간의 변화가 놓여 있다. 논과 같은 농경 지였던 땅이 계획도시인 신라 왕경의 일부로 변모하고, 공방과 생활공간을 거쳐 대규모 광장으로 조성되는 과정이 시간의 흐름에 따라 펼쳐진다.
발굴조사에서 확인된 논 경작지는 6세기 부터 이 일대가 농경지로 개발됐다는 사실을 보여준다. 황룡사와 왕경이 본격적으로 조성 되기 전 왕경 주민들에게 식량을 공급하던 공간의 흔적이다.
왕경이 확대되면서 땅의 쓰임새도 달라졌 다. 공방 유구에서는 흙과 돌로 만든 거푸집을 비롯해 청동 도가니와 각종 청동제품이 출토됐다. 당시 신라인들이 왕경에서 필요한 물품을 직접 제작하고 가공했던 생산 활동을 엿볼 수 있는 자료다.
바다와 육로를 건너온 외래 유물도 눈길을 끈다. 중국 당나라에서 제작된 백자와 청자, 서역과의 교류를 보여주는 로만글라스 등이 전시된다. 이들 유물은 신라가 한반도 안에 머물지 않고 주변 국가 및 먼 지역과 활발하게 교류했음을 보여주는 동시에 당시 왕경인의 생활 수준과 문화적 취향을 짐작하게 한다.
황룡사 남쪽에서는 이후 넓은 광장이 조성 됐다. 황룡사를 중심으로 왕경의 도시 구조가 정비되면서 사람들이 모이고 이동하는 공공 공간으로 성격이 바뀐 것이다. 전시는 발굴된 건물터와 도로, 배수시설 등의 조사 자료를 통해 계획도시 신라 왕경의 면모를 입체적으로 보여준다.
특히 이번 전시는 유물을 단순히 시대별로 나열하는 데 그치지 않고, ‘논에서 왕경으로, 다시 농경지로’ 이어지는 공간의 변화를 따라 구성했다. 한 지역이 시대적 필요에 따라 생산과 생활, 교역과 공공 활동의 무대로 변해가는 과정을 살펴볼 수 있도록 했다.
백순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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