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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립경주박물관, 서악동 석침총 117년 만에 재발굴
1909년 일본인 연구자 조사 한계 보완…무덤 구조·축조 시기 재검증
토양·석회·석재 과학분석…일본 도쿄대 소장 출토품도 함께 연구
이종협 기자 / tel2200@naver.com입력 : 2026년 09월 11일(금) 15:36
ⓒ 황성신문
국립경주박물관이 1909년 일본인 연구자들이 조사한 경주 서악동 석침총을 117년 만에 다시 발굴한다. 당시 기록에 남지 않았던 무덤 구조와 매장 흔적을 현대 고고학의 조사·분석 방법으로 확인하고, 서악동 고분군의 역사적 성격을 규명할 계획이다.
석침총은 신라 돌방무덤으로, 내부에서 돌베개인 ‘석침’이 발견돼 이름 붙여졌다. 1909 년 조사에서는 돌방과 주검받침인 ‘시상’, 석침 등이 확인됐지만 조사 기술과 기록 방식에 한계가 있었고, 정식 발굴보고서도 발간되지 않았다. 현재 연구에 활용할 수 있는 자료는 일부 도면과 사진, 간단한 보고문 등에 한정돼 있다.
박물관은 이번 재발굴을 통해 기존 기록과 실제 유구를 정밀하게 대조할 방침이다. 무덤 내부 유물에 집중했던 과거 조사에서 충분히 확인하지 못한 봉분의 축조 과정과 돌방의 관계, 무덤길과 둘레돌의 구조, 제사 흔적 등을 살펴본다.
돌방의 구조와 축조 방법, 시상과 석침 등매장시설의 성격도 다시 검토한다. 당시 수습 하지 못한 유물과 매장 흔적을 분석해 무덤이 언제, 누구를 위해, 어떤 방식으로 만들어졌는지 밝히는 것이 목표다.
자연과학적 분석도 병행한다. 돌방 바닥의 토양과 벽에 발린 석회, 축조에 사용된 석재를 분석해 육안으로 확인하기 어려운 무덤의 축조·사용 과정에 관한 정보를 확보할 예정이 다. 1909년 발굴 당시 출토돼 현재 일본 도쿄 대학에 보관 중인 유물에 대한 조사와 연구도 추진한다.
이번 조사는 석침총을 넘어 서악동 고분군 전반의 연구를 보완하는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서악동은 태종무열왕릉을 비롯한 대형 고분이 집중된 지역이지만, 광복 이후 체계적인 발굴이 충분히 이뤄지지 않아 고분의 조성 시기와 상호 관계를 밝히는 데 어려움이 있었다.
이에 박물관은 석침총의 구조와 연대를 주변 고분과 비교해 신라의 장례 방식이 돌무지 덧널무덤에서 돌방무덤으로 변화한 과정을 살펴볼 계획이다. 이를 통해 서악동 고분군의 성격을 이해하는 기초자료를 마련한다는 구상이다.
서악동은 조선 후기 추사 김정희가 1817년 경주를 찾아 ‘신라진흥왕릉고’를 쓰며 왕릉을 실증적으로 탐구한 지역이기도 하다. 당시 ‘조산’으로 불리던 무열왕릉 뒤편의 대형 고분을 왕릉으로 판단한 기록은 우리 유적을 직접 관찰하고 해석했던 학문적 전통을 보여준다.
김대환 국립경주박물관 학예연구관은 “일 제강점기의 신라 고분 연구를 오늘의 시각에서 다시 살펴보고, 서악동 고분군과 신라 돌방 무덤 연구의 새로운 출발점을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이종협 기자  tel2200@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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