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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특집]쌓이는 월성 사용후핵연료…경주 떠날 시간표 밝혀야
중간저장시설 운영 목표와 반출은 별개
시장·국회의원 후속 성과 공개 필요
저장량·포화 전망·연차별 반출계획 공개
고준위 시설 확보 지연 대책 마련해야
이종협 기자 / tel2200@naver.com입력 : 2026년 09월 11일(금) 15:37

ⓒ 황성신문
월성원전 부지에 보관 중인 사용후핵연료를 언제, 어디로 옮길 것인지가 경주의 장기 과제로 남아 있다. 고준위 방사성폐기물 관리 특별법이 마련됐지만, 국가시설의 운영 목표만으로는 지역의 보관 부담이 언제 해소 될지 알기 어렵다. 경주시와 지역 국회의원이 정부 협의 내용과 후속 성과를 시민들에게 설명해야 하는 이유다.
경주는 원전과 중·저준위 방사성폐기물 처분시설을 함께 수용한 지역이다. 여기에 사용후핵연료의 장기 보관까지 이어지는 만큼, 국가시설 확보가 늦어질 경우 늘어나는 부담과 책임을 명확히 할 필요가 있다.
지난 2025년 9월 26일 시행된 ‘고준위 방사성폐기물 관리에 관한 특별법’은 중간저장 시설을 2050년 이전, 처분시설을 2060년 이전에 운영한다는 목표를 제시했다. 그러나 시설 운영 목표와 월성 사용후핵연료의 반출 일정은 별개다. 시설이 가동되더라도 반출 순서와 물량, 운송계획을 구체화해야 한다.
우선 정확한 저장 현황부터 공개해야 한다. 현재 저장량과 남은 용량, 연간 발생량을 같은 기준일로 제시하고, 월성과 신월성, 습식·건식저장시설을 구분해야 시민들이 상황을 판단할 수 있다.
산업통상자원부이 2023년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월성의 저장시설 포화 시점을 2037년, 신월성은 2042년으로 전망했다. 이는 당시 전력수급계획과 원전 운영 조건을 반영한 추산이다. 현재의 전망으로 활용하려면 이후 발생량과 시설 확충, 운영계획 변화가 반영 됐는지 확인해야 한다.
저장시설 확충으로 포화 시점이 늦춰지더 라도 외부 반출이 없으면 지역 내 보관 물량은 늘어날 수 있다. 원전의 설계수명과 실제 운영기간도 구분해야 한다. 계속운전 여부에 따라 발생량이 달라질 수 있는 만큼, 운영 종료와 계속운전을 각각 전제로 한 전망을 제시할 필요가 있다.
자료 공개는 전문적인 수치와 행정문서를 나열하는 수준에 그쳐서는 안 된다. 저장시 설별 현황과 향후 증가 전망을 시민들이 이해할 수 있도록 설명하고, 주민설명회에서 제기된 질문에는 근거를 갖춘 답변을 제공해야 한다. 주민대표와 전문가가 함께 참여하는 점검 체계를 마련해 정부 계획과 실제 이행 상황을 정기적으로 확인하는 방안도 검토할 필요가 있다. 지적된 사안은 개선 여부를 확인해야 한다.
경주시와 지역 정치권의 기존 대응도 살펴야 한다. 경주시 공개자료에 따르면 주낙영 시장은 2023년 2월 월성원전·방폐장 민간환 경감시위원회에서 특별법 조기 제정을 촉구 했다. 같은 해 11월에는 경주부시장과 김석기 국회의원 등이 원전 소재 지방자치단체 행정협의회의 국회 기자회견에 참석해 입법 필요성을 제기했다.
이제 평가할 대상은 특별법 제정 이후의 후속 조치다. 경주시장은 정부에 제출한 요구사항과 협의 경과, 정부 답변을 공개해야 한다. 추가 저장시설과 보관 물량에 대한 시의 입장, 장기 보관에 따른 안전관리와 지역 지원 요구도 설명할 필요가 있다.
지역 국회의원 역시 관계 기관에 요구한 자료와 시설 확보 일정·예산에 대한 점검 내용을 제시해야 한다. 입법 촉구 활동이 월성 반출계획과 주민 보호대책에 어떻게 연결됐 는지, 정부가 수용한 요구와 미해결 과제는 무엇인지가 핵심이다.
특히 중·저준위 방폐장 유치 당시 마련된 법적 보호장치도 쟁점이다. ‘중·저준위 방사 성폐기물 처분시설의 유치지역지원에 관한 특별법’ 제18조는 유치지역 내 사용후핵연료 관련 시설의 건설을 제한한다. 다만 이를 경주에서 사용후핵연료를 일절 보관할 수 없다는 의미로 단정해서는 안 된다.
정부는 해당 조항의 적용 범위와 원전 부지 내 저장시설 관련 규정의 관계를 설명해야 한다. 경주시와 국회의원도 공식적인 법적용 입장을 확보해 공개하고, 임시 보관의 장기화를 통제할 제도적 장치를 요구할 필요가 있다.
국가시설 확보 일정에는 지연 가능성에 대비한 대책이 뒤따라야 한다. 부지 선정과 조사, 인허가, 착공, 운영 개시까지 단계별 일정을 제시하고, 월성의 반출 개시 조건과 연차별 반출계획도 함께 구체화해야 한다.
사업이 늦어지면 변경 사유와 책임 기관을 공개하고, 추가 보관에 따른 안전관리와 지역 지원, 주민 의견 수렴 절차를 명확히 해야 한다. 지원책에는 독립적인 환경감시와 정보 접근, 주민 건강과 생활환경 보호, 지역의 미래 발전이 함께 고려돼야 한다.
경주시와 지역 국회의원이 공동 요구안을 정부에 제출하고 답변과 이행 상황을 정기 적으로 공개하는 방안도 필요하다. 시민들이 확인할 수 있는 자료와 실행 일정이 제시돼야 월성의 장기 보관 부담을 줄이기 위한 정치적 책임도 평가할 수 있다.
정치권의 활동을 판단할 기준도 구체적이 어야 한다. 정부에 요구한 내용이 기본계획과 예산, 사업 일정에 얼마나 반영됐는지 항목별로 제시하고, 반영되지 않은 사안은 사유와 재협의 계획을 밝혀야 한다. 반출계획 역시 시작 시점뿐 아니라 완료 목표와 연도별 잔여 물량을 함께 제시해야 지역의 부담이 실제로 줄어드는지를 평가할 수 있다.
월성 사용후핵연료 문제는 수십 년 뒤 시설이 완공될 때까지 미뤄둘 사안이 아니다.
오늘의 저장량과 내일의 발생량, 반출 조건을 지금부터 관리해야 한다. 정부는 언제, 어디로 옮길지 답하고, 경주 정치권은 이를 실현하기 위해 무엇을 요구하고 확보했는지 시민 앞에 밝혀야 한다.

이종협 기자  tel2200@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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