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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2. 옥상에 올라라
보랏빛 엽서수필
황성신문 기자 / 입력 : 2026년 09월 18일(금) 16:19

↑↑ 옥상은 나의 꿈동산
ⓒ 황성신문

↑↑ 대구 한비수필학교장 명예문학박사 수필가 이영백
ⓒ 황성신문
어렸을 때 곧잘 사다리 타고 초가지붕 위로 올라갔다. 지붕 위에는 딴 세상이다. 나는 키가 작았기에 그 지붕 위에서 하늘을 치어다보면 제트기가 날아갔던 긴 흔적의 자리에 분명 다른 세상이 어디에도 있을 것이라고 믿었다.
오늘날 도회지 살면서 상가주택 위 옥상은 둘도 없는 여유로운 나만의 공간이다.
옥상은 바로 지붕 위에 있다. 1987년 12 월에 이사한 후 옥상에다 빨래를 갖다 늘었 다. 그러나 요즘은 오르내리기 불편하다고 빨래걸이를 사다 놓고 마당 바닥에 놓고 사용한다. 옥상 활용이 그만큼 줄어들었다. 여남은 평의 공간으로만 남아 있다. 다만 아직도 사용하고 있는 것은 오직 장독간과 태양광 모듈이 있을 뿐이다. 옥상은 나에게 기대 되는 공간이다. 옥상 도심 속에서 무엇을 할까?
달이 휘영청 밝은 보름날이면 이곳에 올라 멀리 도심의 불멍도 한다. 그러나 요즘은 그것마저 어렵다. 근처에 사방으로 둘러 가며 다닥다닥 붙어버린 키 큰 아파트가 들어서서 창마다 불빛만 아른거린다. 그냥 하늘 높이 매달린 달빛이 내려 2층 상가주택인 우리 집의 옥상만 어렴풋하게 챙길 뿐이다.
이웃 사람 초청하여 삼겹살을 구워 온 동네에다 냄새피우고 말았다. 못났던 젊은 날의 객기를 만들고 말았다. 그러나 그날만큼 옥상
▲ 옥상은 나의 꿈동산
에서 즐거웠던 적은 없었다. 지인들이 그렇게 즐거워하는데 딱 한 번 뿐이었다. 이제 두 번다시 못한다.
우리 집 좁은 옥상 활용을 여러 가지로 생각한다. 그러나 옥상정원 설치는 돈이 들기에 엄두도 못 내었다. 늦게 서야 옥상에 태양광 설치하였다. 뾰족하던 지붕 위에 태양광 패널 열두 장을 덮었더니 여름에 시원해졌다. 겨울 에는 지붕이 보호된다. 평상시 전기세는 그야 말로 공짜이다. 3kw 패널 설치와 인버터를 통하여 전기로 변환되고, 한전에서 정산하여 준다. 평소 전기세를 덕 많이 보고 산다.
태양광 설치한 후 많은 변화가 찾아왔 다. 값싼 전기료로 반찬 조리용 전자조리기 (induction range)를 설치하였다. 또 거실에는 냉ㆍ난방기를 설치하여 쾌적하게 살 수 있다. 왜 진즉에 이러한 생각을 하지 못하고 텅 비워 두었든가? 더 좋은 것은 옥상의 콘크리트 골조로 여름에는 무척 더웠는데 패널 덮어 시원해졌다.
누가 그랬다. 모자만 쓰지 말고 사람의 머리를 쓰라고 하였다. 도심에서 아파트에 살지 않고 상가주택 건물에 옥상이 있어 참 편리하 다. 글 쓰다 한 번씩 옥상에 올라간다. 바람 맞으며 나만의 아지트가 된다. 옥상은 지붕 위의 곳이다.
전화가 왔다. 나머지 빈 옥상에 또 3kw 더설치하여 돈 벌라고 요청한다. 마음이 솔깃하 였으나 재건축되면 철거도 부담되고, 새로 자금도 충당하여야 한다. 내자는 긁어 부스럼 일으키지 말고 현재대로 옥상에서 달구경 하자고 한다.
아마도 일 벌이기 좋아하는 내 마음이 언제 추가 설치할지 모른다.

황성신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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