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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물포커스] 건반 위로 흐르는 천년의 선율 세상을 치유하는 ‘건반 마술사’ 이권희
한국 대중음악의 전설적 밴드 ‘사랑과 평화’ 출신 팝 피아니스트
고향 경주에 대한 깊은 애정으로 독립 선언… ‘치유와 나눔’의 행보
최근 故 최동원 15주기 추모음악회서 감동적인 즉흥 연주 선보여
황성신문 기자 / 입력 : 2026년 10월 02일(금) 16: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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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 | ⓒ 황성신문 | | 한국 대중음악 역사에서 펑크와 소울의 그루브를 오랜 세월 증명해온 전설적인 밴드 ‘사랑과 평화’. 그중심에서 독보적인 세련미로 팀의 사운드를 책임져 온 키보디스트이자 팝 피아니스트 이권희(‘권토벤’) 가 고향 경주에 대한 깊은 애정을 바탕으로 음악적 인생의 새로운 막을 열어가고 있다. 수백 회에 달하는 라이브 무대, 내로라하는 대중음악계 거장들과의 협업을 거쳐 이제는 음악을 통한 사회적 치유와 나눔을 실천하고 있는 그를 조명한다. ■고향 경주의 자연에서 싹튼 ‘건반 마술사’의 탄생 이권희의 음악적 모태는 고향 경주다. 지금은 덕동댐 조성으로 수몰되어 추억 속으로 사라진 경주시 신평동(덕동국민학교 출신)에서 태어난 그는, 어린 시절 마주했던 당수나무와 시골 강가의 풍경 등 경주의 자연을 고스란히 마음의 자양 분으로 삼았다. 고등학교 시절까지 경주에서 보낸 그는 본격적인 음악 연구를 위해 일본으로 유학, 일본 도쿄 커뮤 니케이션 아트(TCA) 실용음악학 교에서 재즈 피아노 및 키보드과를 수석 졸업하며 전액 장학금을 받는등 일찌감치 천재성을 입증했다. 이후 서울장신대학교 대학원에서 예배찬양사역학 석사를 마치며 음악적 이론과 깊이를 더했다. ■‘강산에 밴드’에서 ‘사랑과 평화’ 까지 1989년 ‘강산에 밴드’의 키보디스 트로 대중음악계에 첫발을 내디딘 이권희는 뛰어난 테크닉과 폭넓은 장르 소화력으로 단숨에 주목받았 다. 블루스, 펑키, 록, 재즈를 자유자 재로 넘나들던 그는 1998년 대한민국 최고 권위의 펑크 록 밴드 ‘사랑과 평화’의 키보디스트로 합류하며 음악 인생의 전성기를 맞이했다. ‘사랑과 평화’의 정규 7집 《The Endless Legend》를 시작으로 8집 《Life & People》, 9집 《ReBirth》 등에 참여하며 밴드 사운드를 한 단계 더 세련되게 업그레이드했다는 평을 받았다. 그의 활약에 힘입어 사랑과 평화는 2005년 대한민국 연예예술대상 그룹상, 2023년 제20회 한국대중음 악상 공로상, 2026년 제32회 대한 민국 연예예술상 그룹상을 휩쓸었 으며, 2023년 MBN 밴드 경연 프로 그램 〈불꽃밴드〉에서 최종 준우 승을 차지하며 밴드의 건재함을 대중에게 다시 한번 각인시켰다. 더불어 그는 나훈아, 패티김, 인순 이, 조관우, 김종서 등 국내 최정상급 아티스트들의 음반 작업 및 전국 투어 콘서트의 라이브 세션을 도맡아 온 베테랑 뮤지션이기도 하다. ■솔로 팝 피아니스트 ‘권토벤’… 경주의 얼을 노래하다 이권희는 밴드 세션에 머무르지 않고 본인의 이름을 내건 솔로 팝피아니스트로서 독창적인 뉴에이지 음악 세계를 구축했다. 2010년 발표한 솔로 1집 《HEE Story》의 타이틀곡 ‘My Jeny’는 그의 딸이 한살 때 낸 옹알이 소리를 곡에 녹여낸 독특한 시도로 주목받았고, 보건 복지부 출산장려캠페인 공익광고 음악으로 전 국민에게 소개되었다. 무엇보다 고향에 대한 그의 헌신은 특별하다. 2011년 경주세계문화 엑스포 공식 주제가인 ‘천 년의 이야기’와 ‘서라벌’을 직접 작사·작 곡·편곡했으며, 당시 엑스포 공식 홍보대사로 위촉되어 경주 천년의 숨결과 역사적 가치를 음악으로 전세계에 알렸다. ■아름다운 독립과 ‘치유·나눔’의 행보 오랫동안 동고동락해 온 ‘사랑과 평화’에서 약 12년이 넘는 고정 활동을 이어오던 그는, 2026년 5월 개인 적인 사정으로 팀을 아름답게 탈퇴 하고 본격적인 독자 행보에 나섰다. 독립 후 그의 음악적 화두는 단연 ‘치유(Healing)’와 ‘나눔’이다. 2018 년 사막의 위대함을 담은 《Self Healing Part.1, 2》, 2019년 경주 삼나무 숲에서 영감을 얻은 《나를 만나다》, 코로나19 시기 지친 국민을 위로한 《K-Miracle》 등 음악의 사회적 역할을 꾸준히 실천해 온 그는 최근 고향 경주에서 문화예술 공연포럼 후원 단체인 ‘녕우 (寧祐)사랑’ 발대식을 열고 문화 소외 지역과 환우들을 찾아가는 재능 기부 콘서트를 확산하는 데 전념하고 있다. 특히 지난 9월 28일 부산시청 대강당에서 열린 故 최동원 선수 15 주기 추모음악회 “마, 한번 해봅시 다” 특별 무대에서는 가수 우순실의 ‘잃어버린 우산’ 공연과 함께 선율을 자유롭게 넘나드는 감동적인 즉흥 연주를 선보여 참석한 500여 명의 시민과 야구 팬들에게 깊은 울림을 선사하기도 했다. 화려한 조명과 대중의 환호 속에서 대한민국 대중음악의 전설적인 그루브를 진두지휘하던 거장은 이제 무대의 크기와 상관없이 스스로 필요한 곳을 찾아 나서는 참된 여정을 걷고 있다. 그의 건반 끝에서 피어나는 음표 들은 이제 고향 경주의 깊은 역사적 숨결을 품고, 위로와 희망의 손길이 절실한 세상 모든 소외된 이들에게 온기를 전한다. 자신의 음악을 통해 타인의 상처를 어루만지고 삶의 용기를 불어넣 겠다는 그의 고결한 다짐은, 순수한 예술적 진정성과 맞물려 한 걸음 한 걸음 아름다운 결실을 맺어 가고 있다. 시대를 보듬는 ‘건반 마술사’ 이권희가 앞으로 연주해 나갈 치유와 평화의 멜로디는 지친 현대 인들의 가슴속에 진정한 삶의 가치를 일깨우는 잔잔하고도 깊은 울림 으로 오래도록 머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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