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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라톤 경제효과 앞세운 경주시, 시민 불편은 누가 책임지나?
황성신문 기자 / 입력 : 2026년 10월 23일(금) 15: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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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주에서 잇따라 열리는 각종 마라톤대 회가 시민들과 관광객에게 적지 않은 불편을 주고 있다. 관광객 유치와 지역경제 활성화라는 명분 아래 도심 주요 도로가 반복적으로 통제되면서 출근과 병원 진료, 대중교통 이용에 차질이 발생하고 있다. 대회가 열릴 때마다 시민들에게 이해와 협조를 구하는 방식이 언제까지 이어 져야 하는지 되묻게 한다. 지난 17일 열린 경주국제마라톤대회에는 2만여 명이 참가했다. 국내외 선수들이 천년고도를 달리며 경주를 알렸다. 그러나 대회가 진행되는 동안 경주교와 황성대교, 금장교 등 도심 주요 교통축이 잇따라 차단되면서 시민들의 이동은 큰 제약을 받았다. 가까운 목적지를 두고 외곽 도로로 우회해야 했고, 예약한 병원에 가거나 주말 출근길에 나선 시민들의 불만도 이만저만이 아니었다. 교통통제 안내는 있었지만, 현장에서 구체적인 우회 경로를 찾기 어려웠다. 이러한 불편은 올해 처음 발생한 일이 아니다. 3월 코오롱 구간마라톤과 4월 경주벚꽃마라톤, 9월 민간 주도의 무한도전 마라톤에 이어 10월 경주국제마라톤까지 주요 대회가 잇따랐다. 봄과 가을마다 도심 도로가 통제되고 비슷한 불만이 되풀 이되지만, 시민들이 체감할 수 있는 개선 책은 전혀 없었다. 경주시가 그동안 축적한 대회 운영 경험을 교통 불편 해소에 얼마나 활용했는지 따져볼 일이다. 더욱 우려되는 것은 대회 개최에 따른 경제적 효과가 충분히 검증되지 않았다는 점이다. 경주시는 참가자들의 숙박과 음식점 이용 등 지역경제 활성화를 강조하고 있지만, 구체적인 경제유발효과를 산출한 자료는 어디에도 없다. 참가자가 많고 숙박시설에 손님이 늘었다는 사실만으로 대회가 지역 전체에 얼마나 이익을 가져왔는지 판단할 수는 없다. 경제적 효과를 제대로 평가하려면 행사로 늘어난 소비뿐 아니라 교통통제에 따 른 시간 손실과 영업 차질, 관광객 이동 불편, 교통·안전관리 비용까지 함께 따져야 한다. 지역경제 활성화라는 명분이 설득력을 얻으려면 이를 뒷받침할 객관적인 분석 결과를 제시해야 한다. 시민들에게 불편 감수를 강요하면서 정작 그에 상응하는 성과를 설명하지 못한다면 행정의 신뢰도 떨어질 수밖에 없다. 경주는 관광도시다. 마라톤에 참가하기 위해 경주를 찾는 방문객도 중요하지만, 역사문화유산을 둘러보려는 일반 관광객의 편의도 소홀해서는 안 된다. 주요 관광 지와 숙박시설을 연결하는 도로가 장시간 막힌다면 관광 일정에 차질이 생길 수밖에 없다. 도시를 홍보하기 위한 행사가 오히려 방문객에게 불편한 기억만을 남겨서는 곤란하다. 또한, 민간 마라톤대회에 대한 경주시의 역할도 재정립해야 한다. 행사를 개최 하겠다는 사업자의 요구가 있다고 해서 시민 불편을 충분히 검토하지 않은 채 지원하거나 협조하는 그간의 관행은 이제 재고해야 할 필요가 있다. 대회의 공익성과 지역사회 기여도, 교통통제 범위 등을 검토하고 일정이 겹치거나 도심 교통에 과도한 부담을 주는 행사는 제한되어야 한다. 도심 외곽이나 보문관광단지 일원 으로 코스를 분산하는 방안도 적극 검토할 만하다. 물론 선수들의 안전을 위해 도로 통제가 필요하다. 그러나 대회의 안전한 운영과 시민 이동권 보호는 함께 고려해야 할과제다. 통제시간을 줄일 수 있는지, 주요 교차로의 대체 통행로를 확보할 수 있는 지, 버스 우회 운행을 충분히 안내했는지 부터 살펴야 한다. 경주시는 이제 마라톤대회의 개최 횟수와 지원 기준, 경제적 성과와 시민 불편 비용을 종합적으로 평가해야 한다. 지역 경제에 도움이 된다는 막연한 기대만으로 반복되는 교통통제를 정당화해서는 안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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