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수원 본사가 도심권으로 이전이 가능할까. 동경주 지역 3개 읍면 주민들의 반발은 없을까. 경주지역 전체 발전을 생각하면 도심권 이전이 맞아 보인다. 그러나 방폐장 유치 이후부터 한수원 본사 이전을 두고 동경주 주민과 시내권 주민들이 서로 강경 기조를 유지하면서 민민간 갈등은 걷잡을 수 없을 정도였다. 동경주 주민들은 목숨을 건 투쟁으로 한수원 본사를 장항으로 유치했다. 결국 최양식 당시 시장은 2012년 2월 7일 기자회견을 통해 한수원 본사 도심권 이전을 포기하기에 이른다. 동경주 주민들을 설득하는데 실패했기 때문이다.
그 이후 선거 때마다 일부 후보들은 한수원 본사를 도심권으로 이전 하겠다는 공약을 남발해 왔다. 내년 22대 총선에서도 마찬가지다. 신호탄은 김석기 의원이 울렸다. 김석기 의원은 최근 SNS를 통해 ‘경주의 천지개벽을 위한 7대 비전’을 발표하면서 한수원 본사 도심권 이전을 포함시켰다. 한수원 본사를 도심권으로 이전하고, 본사 건물은 연수원이나 교육원으로 활용한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이 같은 내용을 공개함으로써 사실 내년 총선 공약으로 볼 수도 있다.
필자와 전화 통화를 한 동경주 주민에 따르면 김석기 의원의 한수원 본사 도심권 이전 발표를 접한 동경주 주민들은 김석기 의원이 철회를 하지 않을 경우 주민들이 국회로 대거 상경해 실력행사를 하겠다는 각오를 피력했다. 또다시 경주에 민민간 갈등의 골이 깊어질 수 있다는 신호탄으로 읽힌다. 한수원 본사 이전 문제는 과거 이채관 국회의원 예비후보와 김일윤 후보도 공약으로 발표한 바 있으나 선거를 완주하지 않아 수면 아래로 내려갔다. 당시 동경주 주민들과 갈등이 제기되기도 했다. 그렇다면 김석기 의원은 왜 이렇게 예민한 한수원 본사 이전 문제를 선거를 앞두고 공식화 했을까 하는 의문이 따른다. 악재가 따르지 않을까 하는 우려도 있다. 동경주 주민들과 물밑 조율을 통한 발표인지는 모르겠으나 확인되지 않고 있다.
김석기 의원의 발표를 두고 지역 정가 관계자들은 두 가지 해석을 내놓고 있다. 하나는 한수원 본사를 도심권으로 이전해 도심권 경제를 활성화 시켜 경주 발전을 꾀한다는 충정 어린 마음에서 나온 사즉생의 각오라는 것이다.
또 다른 하나는 동경주 표는 버리고, 도심권 주민들의 마음을 얻기 위한 고도의 선거 전략이라는 설이다. 이해가 가는 면도 있다. 사소취대(捨小取大)라 했던가. 작은 것은 버리고 큰 것을 취하라고 했다. 김석기 의원은 이 격언을 따른 것인가. 이 말은 작은 것에 연연해 대세를 그르치지 말고 큰 것을 얻기 위해 작은 것을 버리라는 위기십결의 하나다. 더 크고 중요한 것에 의미를 둔다는 긍정적인 표현이다. 선거를 앞둔 예민한 시기에 나온 한수원 본사 이전 문제가 전자던 후 자던 한바탕 회오리가 몰아칠 것으로 관측된다. 국회의원 선거 때마다 이슈로 떠오르던 한수원 본사 시내권 이전이 또다시 내년 총선을 앞두고 수면 위에 떠 오르고 있다.
동경주 주민들은 SMR 국가산단과 문무대왕과학연구단지, 중수로해체센터 등을 위해서도 한수원 본사 도심권 이전은 절대 안 된다는 여론이 팽배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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