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주시 국회의원 선거가 진흙탕 싸움에 빠졌다. 김일윤 후보가 공개한 한수원 본사 도심 이전 가계약이 진실게임 공방에 빠졌기 때문이다. 김석기 후보는 지난 3일 보도자료를 통해 “김일윤 후보의 한수원 도심 이전 계약 체결은 명백한 허위사실”이라고 주장했다. 한수원 본사 도심 이전은 전혀 사실이 아니다며 한수원 측의 해명을 보도자료를 통해 배포했다. 김석기 후보의 보도자료에 따르면 한수원은“해당 계약은 신경주대학교의 매수 요청에 따라 사용 용도와 관계 없이 부지의 측량 및 감정 평가를 이행하기 위한 것이고, 이것도 법적·행정적 구속력이 없는 가계약 수준의 MOU에 불과하다”고 선을 그었다고 말했다. 그렇다면 한수원은 필요 없는 신경주대 부지를 신경주대 요청에 따라 매수 가계약을 했다는 말이 되는데 이해할 수 없다. 한수원이 사용계획 용도도 없이 신경주대 요청에 따라 부지매수 가계약을 했다는 것은 도무지 이해가 가지 않는다. 마음 좋은 한수원은 시민 누구라도 내 땅을 사라고 요청하면 사용용도 관계 없이 계약을 통해 매수 의향을 밝히고 다 매입하는가.
앞뒤가 맞지 않는 논리로 밖에 보이지 않는다. 물론 한수원은 경주지역에 많은 좋은 일을 하고 있다. 그러나 선행과 봉사와는 이 문제는 다르다. 이것은 감정을 해봐야 알겠지만 어림잡아도 수천억 원의 매수 자금이 필요해 보인다. 이렇게 어머어마한 예산을 불필요한 땅에 투자한다는 것을 누가 이해할 수 있겠는가. 또 김석기 후보가 밝힌 한수원의 해명에 따르면 ‘사용 용도와 관계 없이 신경주대의 요청에 따라 부지 측량 및 감정평가를 이행하기 위한 것’이라고 했다. 그렇다면 왜 가계약을 했으며 감정평가를 위한 진행을 왜 했는가에 의문이 든다. 특히 사용 용도와 관계없다는 것은 필요는 한데 한수원 본사를 이전 할지, 아니면 한수원과 연관된 필요시설을 건립할지 모르겠으나 꼭 한수원 본사 이전을 위한 것은 아니다라는 변명으로 들린다. 한수원의 입장은 충분히 이해가 간다. 선거를 앞두고 한수원 본사 이전 문제로 선거에 개입했다는 비판을 불식시키기 위한 것과, 동경주 주민들의 반발을 피하기 위한 수단으로 어정쩡한 태도를 보일 수도 있다는 것에 충분히 이해가 간다.
결국 한수원의 분명치 않은 해명이 선거를 진흙탕에 빠지게 한 것이다. 명확한 태도가 요구되는 대목이다. 물론 가계약서에 한수원 본사 이전을 위한 계약이라는 말은 없다.
그러나 한수원이 꼭 필요한 부지기 때문에 가계약을 한 것은 분명해 보이며, 누가 봐도 한수원 본사 이전을 위한 매수의향으로 읽힌다. 한편 지난 2016년 3월 한수원 경주시대가 개막했다. 만 8년이 지났다. 방폐장 유치 인센티브로 서울에 있던 한수원 본사가 경주로 이전한 것이다. 당시 선택된 부지가 양북면(문무대왕면) 장항리다. 이전 규모는 7개본부, 19개처, 9개실, 1개단 등 약 1200명 규모다. 이삿짐은 5톤 트럭 500여대 였다. 지난 2013년 착공에 들어간 한수원 본사는 15만7000㎡ 부지에 지하 1층, 지상 12층으로 조성됐다. 한수원 본사가 경주로 이전 함에 따라 경주는 원전의 메카로 자리매김 했다. 한수원 시대 개막에 들 떳던 감정도 잠시, 한수원 본사가 양북면 장항리로 확정되면서 많은 경주시민들은 실망했다. 지역경제에 별 도움이 되지 않을 것이 뻔했기 때문이다. 한수원이 분명한 계획과 태도를 보일때 공정 선거가 된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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