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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아이 마음 속 빨간불, 청소년 자해
황성신문 기자 / 입력 : 2018년 12월 03일(월) 15:26

ⓒ 황성신문
▲유행처럼 번지고 있는 청소년 자해
도대체 자해하는 이유가 무엇일까? 궁금하여 물어봐도 심각한 내적 고통을 호소하기보다는 “그냥 하고 싶어서”, “기분이 좀 나아져서”, “피를 보면 좋아서”처럼 대충 대답하고는 한다. 청소년 환자 특유의 충동적이고 피상적인 반응이다.
너무 걱정되어 우려 섞인 조언을 하려 해도 “제 친구들도 많이 하는데, 걔는 정신과 안 오는데요?”라며 치료를 거부하는 경우가 다반사이다. 사실이다. 자해가 유행병처럼 번지고 있지만, 병원을 찾는 경우는 일부에 불과하다. SNS를 조금만 검색해도 수많은 자해 인증 사진이 쏟아져 나온다. 최근 중앙자살예방센터의 조사에 따르면, 자살 유해정보 건수는 전년 대비 43% 증가했다. 특히 자살 관련 사진이나 동영상 게재가 작년보다 무려 3,728%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SNS를 통해 자해나 자살 정보가 널리 퍼지고, 이를 모방하면서 다시 자해가 늘어나는 악순환이다.
교육부는 지난 9월 10일, 4년 만에 개정된 '학교 폭력 사안처리 가이드북'을 공개했다. 카카오톡 등 소셜 미디어에서 모욕을 주거나 대화명으로 상대방을 욕하는 행위, 게임 아이템이나 통신 데이터를 강요하는 것은 물론, 자해 영상을 공유하고 똑같이 따라해 인증하게 하는 청소년 자해 인증 역시 사이버 폭력으로 규정했다. 교육부는 이처럼 청소년 사이의 교묘한 사이버 폭력이 신체를 때리는 것만큼이나 심각하다고 보고 있으며, 자녀가 휴대폰 등을 자주 확인하고 민감하게 반응하거나 사용요금이 많이 나오는지 살펴보라고 조언한다.
▲ 아이의 마음을 어루만지는 방법
그럼 최근 눈에 띄게 늘어나는 청소년 자해 문제에 효과적으로 대처하는 방법을 살펴보도록 하자. 흔히 자해는 주의를 끌기 위한 행동에 불과하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이는 잘못된 상식이다. 물론 일부 과시형 자해, 즉 자해 장면을 SNS에 적극적으로 올리는 등의 행동이나, 지적 장애가 있는 환자의 경우는 주의를 끌려는 일차적 목적이 있다고 할 수 있다. 하지만 보이지 않는 신체 부위에 은밀하게 하는 자해는 관심을 끌려는 목적이 아니다.
심리학적으로 ‘자신의 정서적 고통이나 불편감을 경감시키기 위한 병적인 대처 기제’가 자해이다. “자해하면 기분이 나아져요”, “그냥 하고 싶어서 했어요”라는 아이들의 대답은 어찌 보면 맞는 이야기인 셈이다. 그런데 자해를 통해 내적 고통이 일시적으로 줄어든다면, 즉 기분이 나아지고 긴장이 풀린다면 오히려 문제가 쉽게 풀릴 수도 있다. 바로 이 지점에서 접근을 시작해야 한다.
먼저 부정적인 감정과 스트레스를 풀기 위해 자해를 한다는 점을 아이 자신에게 이해시켜야 한다. 자해 직전에 느꼈던 부정적인 감정이 무엇이었는지 충분히 설명하게 하고, 그 감정을 공감해 주는 것이다. 그리고 고통스러운 감정을 해소할 수 있는 건강한 해결책을 함께 찾아보자고 제안하는 것이다. 앞으로 또 이렇게 힘들 때 부모에게 먼저 이야기해달라고 하는 것도 필요하다.
이때 명심해야 할 것은, 절대 자해 행동에 대해 섣불리 평가하거나 비난하지 않는 태도이다. 당황하거나 화를 내는 부모의 반응을 보면, 대개 아이는 마음을 더 닫아버린다. 문제를 풀 수 있는 통로가 막혀버리는 것이다. 부모님은 아이의 어떤 감정이라도 수용할 수 있는 태도를 보여주어야 한다. 아이의 괴로움을 들어주면서 아픔을 나눌 수 있어야 한다. 만약 이미 부모와 자식 간의 감정의 골이 깊은 상황이라면 시간이 좀 더 필요하다. 아이가 마음을 열 때까지 기다려야 한다.
▲ 자해, 아이가 보내는 SOS 신호
어느 정도 마음이 열리면, 전문가의 도움을 적극적으로 찾아야 한다. 만약 진지한 자살 의도나 계획이 있는 경우라면 즉시 전문가의 조언이 필요하다. 수면 습관이나 체중의 현저한 변화가 있는 경우, 학교생활이나 교우 관계가 어려운 상황이라면 적극적인 치료를 해야 한다. 어떤 경우에는 약물치료가 필요할 수도 있고, 전문적인 심리상담을 통해 효과적인 정서 조절 전략을 배워야 하는 경우도 있다. 특히 부모와의 갈등이 심각한 스트레스 요인이 되는 경우라면, 부모가 함께 치료에 참여하는 가족 치료도 필요하다.
가족은 아이에게 자해나 자살 시도에 대해 묻는 것을 주저하지 말아야 한다. 흔히 자해에 대해 괜히 물어보았다가, 공연히 아이의 스트레스가 심해지거나 도리어 자해 욕구를 자극하는 것이 아닐까 싶어 꾹 참는 부모님도 있다. 혹은 몰래 자해를 하는 것을 알면서도 쉬쉬하는 경우도 있다. 하지만 자해는 ‘내가 몹시 고통스럽다’는 경고의 신호이다. 부모님은 이 신호를 잘 읽어내야 한다. 어떤 의미에서는 자신을 도와달라는 무의식적 표현인지도 모르기 때문이다.
하지만 대부분의 자해 문제는 시간이 지나면 좋아진다. 적절한 개입과 배려, 공감, 치료를 통해서 상당수의 자해 청소년은 본래의 명랑하고 건강한 아이로 회복된다. 부모님이 먼저 희망을 가지고 사랑하는 자녀를 위해 적극적인 의학적 도움을 찾기 바란다.
제공 : 한국건강관리협회 건강소식 2018년 11월호 발췌

한국건강관리협회경북지부 건강검진센터 허정욱 원장

황성신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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