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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행은 과욕과 집착에서 나온다.
황성신문 기자 / 입력 : 2014년 02월 10일(월) 1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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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의 우화 한 토막. 짐을 지고 가던 한 나그네가 길마를 빈 채 가고 있는 소를 만난다. 이 나그네는 기왕 빈 채로 가느니…하는 욕심이 생겨 지고 가던 짐을 소 길마에 얹는다.
한참 뒤따라 가다가 기왕이면 하고 소에 올라탄다. 타고 보니 빨리 가고 싶은 욕심이 나 채찍질을 한다. 채찍 맞은 소가 마냥 뛰어대니 이 나그네는 길마에서 나뒹굴어 팔 다리가 부러진 병신이 되고 만다.
이 이야기는 욕심은 끊임없이 욕심을 낳고, 그 욕심 끝에는 패가망신한다는 인생의 한 진리를 풍자한 것이다.
한 예로 원자로 케이블 시험성적서 위조사건으로 발단된 한수원 비리가 수사 100일 만에 납품계약비리, 품질보증서 위조, 금품수수, 인사 청탁 등의 비리 등의 혐의로 한수원의 전 사장과 한전 부사장 등 43명이 구속되는 등 모두 97명이 기소됐다는 신문 보도가 있었다.
이들 가운데 김모 전 사장은 원전 관련업체로부터 1억7천만 원을 받아 챙긴 혐의로 재판중이고, 또 한수원 송모 부장은 원전부품 납품 청탁과 함께 17억 원을 받았다가 재판에 넘겨져 1심에서 징역 15년을 선고 받았다.
송씨는 안전성이 요구되는 원전의 부품 구매 당사자인 부장이라는 직위를 이용해 17억 원이나 뇌물을 챙긴 것이다.
정말 한심한 것이 한두 가지가 아니다. 2012년에도 납품업체 등록 및 편의제공 등의 명목으로 22억 원의 금품을 받은 한수원 직원 22명과 납품업체 대표 등 31명이 구속되기도 했다.
구분은 모자라고 십분은 넘친다는 말이 있다. 곧 충족은 파멸과 직결되기 때문이다. 그래서 꽃이 가장 아름다운 때는 반개요, 술은 반취며, 달도 반달이 좋다. 웃음도 미소가 귀엽고, 여체도 반라가 아름답다. 식(識)이 족하면 미치고, 재(財)가 족하면 재(災)란 말도 같은 뜻이다.
모자랄 즈음에서 분을 찾고 족을 찾는 수분지족(守分知足)이 우리 선조들이 전통적으로 누려왔던 지혜였으며, 행복이었던 것이다.
‘대지’의 작가 고 펄벅여사가 경주 지방을 여행했을 때 황혼길을 등짐을 무겁게 진 채 소달구지를 몰고 가는 한 농부를 보고 크게 감명 받았다는 글을 읽은 적이 있다.
서양 사람들의 합리주의적 사고방식대로면, 무거운 짐을 소달구지에 싣고 편히 갈 수 있었을 텐데, 굳이 지고가는 이 수분지족의 행태가 동양을 사랑하는 그녀를 홀려 버린 것이었다.
앞서 인용한 소를 둔 중국 나그네와, 경주 농부, 그 어느 편이 더 가치를 형성하겠는가. 우리는 신중히 생각해 봄 직한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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