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주시의회가 제8대 후반기 의장단 구성을 마무리 했다. 그러나 이번 의장단 구성에 대한 시민들의 시선은 따갑다. 정치에 관심 있는 시민들은 일부 상임위원장 선출을 두고 “백정에게 칼을 쥐어준 꼴”, “고양이에게 생선가게를 맡긴 꼴”이라는 반응이다. 하물며 8대 시의회 출범 초기부터 역대 경주시의회 중 가장 질이 떨어지는 의회 구성이라는 우려가 지역정치권에서 제기돼 왔다. 이 같은 지적은 8대 시의회 의원들 전체를 두고 하는 말은 아니다. 지역정치권 관계자들은 시의원을 하지 말아야 할 인물들이 일부 시의회에 입성한 것을 두고 우려를 표해온 것이다. 이는 시의원들의 공천권을 쥐고 있는 김석기 국회의원의 잘못된 공천을 지적하는 것으로 받아 들여 진다. 결국 그 같은 공천으로 입성한 인물들이 일부 상임위원장 자리를 차지한 것이다. 이번 8대 후반기 의장단 선출에 김석기 의원의 입김이 작용한지는 확인되지 않으나 의장과 부의장, 상임위원장 선출에 국회의원의 입김이 작용했다는 소문이 나돌고 있다.
김석기 의원은 의장단 선거를 앞두고 의회장악력, 집행부 견제능력, 당 기여도, 충성도 등을 의장 자격으로 꼽았다. 다선이나 나이 등은 전혀 고려치 않은 것이다. 특히 그가 말한 당 기여도나 충성도는 결과론으로 이번 의장 선거에서 전혀 반영되지 않았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일부 상임위원장도 문제가 많은 인물들이 선출됐다. 시의원에 당선되자마자 본인의 사유지 앞으로 관통 도로를 내 언론의 지적을 받은 인물이 경제도시위원장에 선출됐다.
그는 부동산 전문가로 통한다. 그런 자가 경제도시위원장을 맡았다는 것은 ‘고양이에게 생선가게를 맡긴 꼴’로 향후 개인의 재산증식을 위해 어떠한 재주를 부릴지 관심 있게 지켜봐야 할 대목이다. 또 교육자로서 본분을 망각하고 문제를 일으킨 자가 의회 운영위원장에 선출됐다. 도대체 이해할 수 없는 일이 벌어진 것이다. 8대 경주시의회에 그렇게도 인물이 없다는 말인가. 청렴하고 참신한 인물이 얼마든지 있는데도 자격 미달인 인물들이 본인의 직업과 관련된 상임위에 ‘오야붕’이 된 것이다.
과연 이런 자들이 시민을 대변하고 시민의 이익을 위해서 일할 수 있는 인물인지 의구심이 생긴다. 아무리 자율적 선거에 의해서 선출됐다 하더라도 김석기 의원은 공천과정부터 문제로 지적받은 이들의 상임위원장 진출을 막았어야 했다. 그렇게 했을 때 김석기 의원의 도덕성에 흠집이 나지 않는다. 의장 선출에만 교통정리를 할 것이 아니라 문제가 있는 시의원들, 특히 본인의 전문분야와 관련이 있는 상임위원장은 철저하게 배제 시켰어야 했다.
김석기 의원의 후원금 내역을 보면 문제가 있는 2명의 상임위원장으로부터 몇 차례에 걸쳐 후원금 0000만 원을 받은 것으로 확인되고 있다. 국회의원은 법적으로 후원금을 받을 수 있다. 그러나 기우인지 모르겠으나 뭔가 연결이 된다는 느낌을 지울 수가 없다.
직업이나 전문분야와 관련된 상임위나 상임위원장은 회피하는 것이 본인을 위해서라도 맞다는 생각이 든다.
본인의 사유지 앞에 도로를 내기 위해 주민들을 앞세워 시장을 면담하거나, 시장질의를 통해 도시계획도로의 조기 조성을 요구, 예산을 배정받은 부동산 전문가가 경제도시위원장을 맡았다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다. 물론 본인의 사유지가 아닌 곳이었다면 아무런 문제가 없다. 김석기 의원은 지금이라도 문제가 제기되고 있는 2명의 상임위원장이 사퇴라는 결심을 하도록 해야 한다. 아니면 본인 스스로 그 직을 버리고 백의종군할 수 있는 결단을 해야한다. 그랬을 때 본인 신상이 편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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