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주시민축구단 해체 소식에 우리나라 축구계가 들썩인다. 경주시와 경주시의회는 시민축구단을 해체하는데 감독과 주연을 맡았다. 일설에 따르면 감독과 연출은 경주시고, 주연은 경주시의회라는 것이다. 이들 두 기관이 시민축구단 선수와 감독 등 30여 명을 하루아침에 백수(白手)로 만들어 버리는 기가 찬 기획을 한 것이다. 이와 같은 경주시와 경주시의회의 공동작품에 한국프로축구선수협회가 나섰다. 선수협은 경주시의회에 시민축구단 해체재고를 공식 요청했다. 선수협은 시민축구단을 해체하려면 최소 몇 개월 전이라도 팀 해체의 과정을 설명하고 선수들이 살아 갈 길을 찾을 시간적 여유를 줘야하는데 한방에 보내버린다는 것을 있을 수 없는 일이라며 재고를 요청했다. 철 밥통이 축구선수들의 꿈을 무참히 짓밟아 하루살이로 만들어 버린 것이다. 어쩌다 공무원이, 어쩌다 시의원이 젊은 청춘을 축구에 묻으며 프로로 향한 꿈을 가진 선수들의 야망을 예산 어쩌고저쩌고 하면서 사전 통보도 없이 한방에 보내버렸다.
예산 7억 원을 아끼려고 그들을 무참히 짓밟은 것이다. 각종 단체나 언론사 행사 보조금은 입 한번 벙긋하지 못하고 수십억 원을 퍼부으면서 7억 원을 아끼기 위해 선수들을 백수로 만들어 버렸다. 또 자신들이 사용하는 업무추진비는 쌈짓돈처럼 쓰면서 공익을 위한 예산 7억 원을 아끼기 위해 30여 명을 오갈 데 없는 실업자로 전락시키는 대단한 애향심을 발휘한 것이다. 시민혈세로 구입한 종이한 장, 연필 한 자루, 볼펜 한 자루 아낄 줄 모르는 인간들이 경주를 생각해 예산을 아낀다니 그 거룩한 정신은 높이 살만하다. 시민축구단을 관장하는 체육과장 이란 자는 4급 승진인사를 앞두고 인사권자에게 잘 보이기 위해 펼친 자작극인가, 아니면 윗선의 지시를 받았나. 필자가 시민축구단 해체를 두고 하는 말이 아니다. 과정이 틀려먹었다는 말이다. 집에 데리고 있던 머슴도 이렇게는 자르지 않는다. 주인은 가을맞이가 되 갈쯤 다음해의 농사 상황을 설명하고 다른 일자리를 찾아보라고 사전에 얘기한다.
무지해도 이렇게 무지할 수가 없다. 모든 일에는 과정이 있다. 지금이 무슨 노예제도가 있던 조선시대도 아니고, 국가예산 500조가 넘는 복지국가로 가고 있다. 경주시와 경주시의회는 시민축구단 해체라는 일련의 사태를 어떻게 책임지려고 하나. 경주시나 경주시의회가 무식하긴 마찬가지다. 앞뒤 계산도 없이 단칼에 예산을 전액삭감 한다는 것이 있을 수 있는 일인가.
역대 시의회 중 8대 시의회 의원들 구성이 가장 XXX라는 말이 사실로 드러나고 있다. 돈만 밝히다 돈을 더 벌기 위해 선량의 탈을 쓰고 권력을 쥔 자와 시의원이 무슨 일을 해야 하는 지도 모르는 자들이 어깨 힘만 주며 버글거리고 있다. 각종 행사에 참석해 폼만 잡고 시민혈세로 300만 원에 가까운 의정비를 받으면서 전문성이 없다보니 예산의 불요불급과 긴요긴급도 구별하지 못하는 것이다. 이러한 경주시의회를 시민의 대의기구로 믿고 살아야 한다니 경주시민으로 살아간다는 것이 부끄러울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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