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국대경주캠퍼스와 동국대경주병원이 경영에 상당한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어 경주시가 경쟁력 강화를 위해 특단의 조치를 취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시민들로부터 나오고 있다. 학교법인 동국대학교는 지난 1월 19일 서울 동국대 로스터홀에서 333회 이사회를 열고 서울과 경주캠퍼스 의료원 발전방안을 수립해야한다고 주문했다. 여기에는 동국대경주캠퍼스와 동국대경주병원 이전계획이 포함된 것이다. 이사회는 학령인구 감소로 지방대학의 존립이 위태롭다는 위기의식이 함유된 것으로 풀이된다. 동국대의 이 같은 움직임에 경주는 비상이 걸렸다. 물론 학령인구 감소와 지방소재 대학의 불리한 여건도 작용하지만 그동안 경주시민들은 학교와 병원경영에 전혀 관심을 가져오지 않았기 때문에 위기는 예견된 것이다. 인구 25만 소도시에 대학병원이 소재한 곳은 많지 않다. 특히 동국대경주병원은 경북도내 유일한 대학병원이다. 이러한 대학병원이 경주에 소재하고 있다는 것은 어찌 보면 경주시민들의 큰 행운이라 할 수 있다.
원래 가졌을 땐 귀한 것을 모른다. ‘있을 때 잘하라’는 대중가요 가사가 말하듯 있을 때 우리는 더욱 관심을 가지고 도와야 한다. ‘학교와 병원 이전’이라는 재단의 움직임이 감지되자 뒷북을 울리고 있다는 비판이 따르더라도 늦지 않다. 대학 생존의 명운이 걸린 문제인데 재단은 학령인구 감소와 병원의 적자가 누적되면 생존을 위해 수도권이나 전망이 있는 도시로의 이전은 당연한 것이다. 동국대 재단을 나무라선 안 되는 이유다. 지난 1978년부터 수십 년 동안 경주와 희로애락을 같이 해 왔으니 움직이면 안 된다는 원론적인 논리는 어불성설이다. 자치단체에서 학교와 병원에 대한 지속적인 관심을 가지고 대처를 해 왔다면 오늘날의 위기는 발생하지 않았을 수도 있었다. 경주에 터전을 잡고 수십 년 동안 가둬놓은 ‘집토끼’라는 인식이 문제를 더 키운 것이다. 또 우리는 그동안 동국대경주병원을 위해서 무엇을 한 것인가를 반성해야 한다. 대학병원이 경주에 있다는 고마움은 전혀 깨닫지 못하고 비판만 해온 것이 사실이다. 막상 학교와 병원이 타 지역으로 이전했을 때를 생각해 보라.
그 피해는 오로지 우리가 입게 된다는 것은 불 보듯 뻔한 것이다. 응급환자를 데리고 포항으로 대구로 정신없이 헤매게 된다. 우리는 그동안 학교와 병원을 위해서 무엇을 한 것인가.
의료진이 형편없다. 진료 시설이 형편없다는 등 비판만 해왔지, 병원 발전을 위해 무엇을 했단 말인가. 자치단체는 물론이고 시민들이 절대적인 관심을 가졌을 때 의료진과 시설이 좋아진다. 동국대경주병원이 지난해 75억 원의 경영적자를 봤다고 한다. 이렇게 열악한 환경 속에서 어떻게 최상의 의료서비스를 할 수 있단 말인가. 늦은 감이 없지 않으나 주낙영 시장이 지난 23일 동국대 이사장을 비롯해 재단관계자들을 만나 당면사항에 대한 심도 깊은 논의를 했다니 다행이다. 주 시장은 재단과 대학, 병원, 지자체간의 협의기구를 구성해 협력채널을 운영하기로 합의를 봤다고 한다. 대학과 병원의 경쟁력 강화를 적극 검토하겠다는 의지를 보여준 것이다. 주 시장을 중심으로 시민들이 똘똘 뭉쳐 대학과 병원의 발전방안의 해법을 찾아야 한다. 그래야 동국대 재단의 마음을 돌려놓을 수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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