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3월 9일 실시되는 제20대 대통령선거를 앞두고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후보와 국민의힘 윤석열 후보 간의 난타전이 계속되면서, 국민의 삶과 직결되는 민생과 미래에 대한 정책비전은 뒷전으로 밀려나 있다.
국가의 미래를 좌우할 대선의 중요성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지만, 인구감소와 지방경제 파탄으로 지방소멸이 빠르게 진행되고 있는 지방의 현실이 이번 대선에서도 외면당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우려된다.
선거에서의 공약은 매우 중요하다. 특히 대통령 후보들의 공약은 그 무게감이 매우 무겁기에 공약 하나하나에 관심을 가져야 한다. 그리고 경주시민들도 이번 대선에서 후보들이 경주를 어떻게 여기고 미래를 위해 어떤 약속을 하는지도 자세히 살펴보길 기대한다.
이번 대선 후보들의 경주관련 공약을 보면 그동안 경주가 안고 있었던 문제가 무엇인지 잘 나타나 있다. 이재명 후보는 ‘경주 양성자가속기 최대 규모로 확대구축’ ‘경주역사문화도시 조성사업 성공적 완성 지원’ ‘국도 14호선 선형개량과 도로확장사업 조속 추진’ 등 ‘천년 역사와 첨단과학기술의 조화로 새롭게 도약하는 경주’에 초점을 두었다.
윤석열 후보는 천년 도읍 신라 왕경 복원·정비사업, 경주역사문화관광특례시 지정 추진, 양성자가속기·혁신 원자력 프로젝트 추진, 해오름 경제권 미래 자동차산업 혁신벨트 추진 등의 공약을 내놓았다. 경주의 역사문화를 기반으로 한 경쟁력 있는 도시, 원자력 및 자동차산업 기반을 구축하겠다는 것이 핵심이다.
두 후보의 공약을 보면 경주의 발전을 앞당길 것으로 기대했던 주요 사업이 ‘빛 좋은 개살구’였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다.
양성자가속기는 경주의 미래산업으로 세수증대와 양질의 일자리 창출이란 기대에 전혀 부응하지 못했다. 경주시는 양성자가속기 사업부지 매입에 방폐장 유치지역 지원금 3000억원 중 1/3이 넘는 돈을 투입했으나 성과는 너무 미흡했다. 경주 양성자가속기는 100MeV 빔 라인이 구축돼있다. 하지만 이것으로는 기업이나 대학과 연구 매칭을 통한 상업화가 어려워 최소한 1GeV급은 돼야 한다는 것이 중론이다. 또 명칭만 다를 뿐 같은 사업이라 할 수 있는 경주역사문화도시조성사업과 신라왕경복원·정비사업은 예산확보 근거가 명확하지 않아 추진이 너무 더디다.
경주와 같은 지방의 대선은 무엇이었는지 과거를 집어 보면 그리 희망적인 결과물이 나온 적이 없었다. 특히 대선 후보의 지방 공약은 구체적이거나 지속적이지 못한 것이 많았다. 이는 지방 유권자들이 스스로 목소리를 높이지 않았기 때문이기도 하다.
지방선거나 총선, 대선 등 모든 선거는 당선자를 위한 것이 아니라 국민을 위한 선거이다. 경주시민들은 이번 대선을 매우 중요하게 여기길 바란다. 대선은 정권창출과 정권 재창출의 대결이기도 하지만 후보들의 국정 철학이나 지방을 위한 공약도 매우 중요하다. 이번 대선에 대한 경주시민들의 매서운 심판이 요구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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