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주시체육회와 경주시축구협회 간 싸움이 2년여 동안 계속되고 있어 경주 체육발전을 저해하고 있다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2019년 지방자치단체장과 지방의회의원이 지방체육회장을 맡지 못하게 하는 국민체육진흥법 개정안이 국회를 통과한 후, 경주시체육회는 2020년 1월 15일 민선 체육회장 선거를 거쳐 여준기 회장체제로 출발했다.
민선 회장체제의 경주시체육회가 2020년 4월 22일 회장 선출 문제로 논란이 된 경주시축구협회를 관리단체로 지정하자, 축구협회가 이에 반발하면서 두 단체 간 소송과 고발이 시작됐다.
경주시축구협회는 관리단체 지정 효력정지가처분 신청, 관리단체 지정 취소 소송을 제기해 지난해 5월 대구지법 경주지원으로부터 관리단체 지정 취소 판결을 받아냈다. 지난해에는 경주시체육회가 1심 판결에 불복해 대구고법에 항소했지만 지난 1월 28일 고법은 항소를 기각함으로써 축구협회의 승소로 끝났다.
관리단체 지정 문제는 고법 판결로 일단락됐으나 경주시체육회가 지난 3월 18일 경주시축구협회 손영훈 회장직무대행을 ‘지방자치단체보조금관리에관한법률위반’으로 경주경찰서에 고발하면서 사태는 다시 확산됐다. 경주경찰서는 지난 5월 10일 경주시체육회의 고발 건에 대해 범죄가 인정되지 않는다며 ‘불송치’ 결정을 내림으로써 경주시체육회의 명분은 더 약해졌다.
하지만 최근 경주시체육회는 기자회견을 열고 ‘경주시축구협회 회장직무대행직 자격 사칭’ ‘보조금 부정 신청 및 지급 집행’ 등을 문제 삼으며 또다시 법적 대응을 시사했다. 이에 경주시축구협회도 “체육회가 사실과 다른 주장을 하고 있다”며 법적 조치를 검토하겠다고 맞섰다.
문제는 경주시체육회가 민선체제가 되자마자 단체 간 분쟁이 발생한 것에 대해 우려하는 목소리가 적지 않다는 것이다.
기초자치단체 체육회장을 민선으로 뽑게 된 배경에는 지자체에서 가장 큰 민간단체인 체육회가 그동안 기초단체장이 회장을 맡음으로써 측근의 보은 인사나 친정체제 구축으로 인해 전국적으로 체육인들 간에 반목이 생기고 갈등이 끊이지 않았기 때문이다. 경주의 경우도 지방선거나 총선이 끝나고 나면 집행부 구성을 둘러싼 신·구 갈등으로 지역 체육발전에 좋지 않은 영향을 미쳤다는 지적을 받곤 했다.
경주시체육회와 경주시축구협회가 대립을 계속한다면 결국 감정싸움으로 이어지게 되고, 상처만 남게 돼 경주 체육계가 공멸할 수도 있다.
경주시체육회는 축구, 육상, 야구, 테니스 등 47개 경기가맹단체와 23개 읍면동체육회로 구성된 지역 최대 민간단체다. 지난 2년여 동안 코로나19로 활동이 제한적이었지만 가장 큰 임무는 지역 체육계를 아우르고 체육발전을 기하는 것이다.
경주시체육회와 경주시축구협회는 서로 아무 조건 없이 대화해 논란을 끝내는 것이 경주 체육발전에 도움이 된다는 사실을 직시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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