즐겨찾기+ 최종편집:2024-05-17 오후 04:46:59 회원가입기사쓰기전체기사보기
사설
전체기사
뉴스 > 사설
국민의힘과 ‘원숭이 꽃신’
황성신문 기자 / 입력 : 2023년 10월 13일(금) 14:51

오늘은 국민의힘 정치를 비판하기 위해 원숭이 꽃신에 대해 얘기해 보고자 한다. 원숭이가 나무를 잘 타는 이유는 발바닥이 거칠어서 어디든 잘 올라갈 수 있기 때문이다. 밀림에서 살기 좋은 신체조건이다. 어느 날 오소리가 원숭이에게 예쁜 꽃신을 가져와서 제발 자기가 만든 꽃신을 꼭 신어 줬으면 좋겠다며 머리를 조아렸다. “이건 꽃신이라는 겁니다. 신어보시면 발이 아주 편하고 푹신합니다고 유혹했다. 원숭이는 지금도 별 불편이 없었지만 오소리의 애원과 소원을 들어주기 위해 신어보기로 했다. 더구나 공짜로 준다지 않는가. 원숭이는 오소리가 준 꽃신을 신어보니 발도 예뻐 보이고 편했다. 오소리는 원숭이의 꽃신이 떨어질 때쯤 되면 새로운 꽃신을 만들어 가져오곤 했다. 그런 일이 몇 차례 반복되면서 원숭이의 거친 발바닥은 점점 보드러워 졌고, 약해졌다. 원숭이는 이제 꽃신이 없으면 잠시도 거친 바닥을 그냥 다닐 수가 없었다. 그때부터 오소리의 태도가 달라졌다. 그동안 무상으로 주던 꽃신을 더 이상 줄 수 없으니 돈을 내고 사라고 강요했다.

 

그때부터 원숭이는 꽃신 때문에 오소리의 노예가 돼 버렸다. 우화에 나오는 원숭이 꽃신이야기다. 오소리가 준 꽃신이 원숭이에겐 마약이 돼 버린 것이다. 마약도 마찬가지다.

처음엔 마약상들이 마약을 공짜로 준다. 그러나 시간이 지날수록 마약에 중독된 사람은 돈을 주고 마약을 사게 되며 패가망신한다. 국민의힘 지도부를 보면 원숭이 꽃신을 보는 것 같아 안타깝다. 집권 여당이 되다 보니 권력에 취해 도끼자루 썩는지를 모르고 있다가 강서구청장 선거에서 박살이 난 것이다. 국민의힘 중앙당 지도부가 총동원돼 선거에 올인했으나 보기 좋게 참패했다. 편하면 안주한다. 편하면 위험해 진다는 것을 여실히 증명해 보였다.

타성에 빠진 것이다. 내년 총선을 판단할 가늠자 선거가 될 것이라고 외치다가 선거에 지고 나니 기초자치단체장 보궐선거를 두고 내년 총선의 전초전이라는 것은 어불성설이라고 말을 바꾼다. 국민의힘은 지난 12일 서울 강서구청장 보궐선거 참패와 관련해 "선거 패인을 냉철하게 분석하고 총선 승리를 위한 특단의 대책을 강구하겠다"고 밝혔다.

 

지도부는 강서구청장 선거가 험지에서 치른 선거임을 핑계로 강조하고 있다. 강남과 서초를 제외하면 서울이 험지가 아닌 곳이 어딨나. 국민의힘이 말하듯 일개 기초단체장 선거라면 대통령 팔이는 왜 했으며, 서울시장은 왜 팔았으며, 전 지도부가 총동원되는 꼴불견을 왜 보였는가. 강서구민들의 생각을 꿰뚫지 못하고 원숭이 꽃신을 신은 지도부가 선거를 망친 것이다.

김태우 후보 혼자서 민심을 파고들었다면 선거는 달라질 수도 있었다는 생각이 든다. 김기현 국민의힘 대표는 지난 12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우리 당은 서울 강서구청장 보궐선거에서 진심을 다해 최선의 노력을 기울였지만 강서구민의 선택을 받지는 못했다""그 결과를 존중하고 겸허히 받아들여 성찰하면서 더욱 분골쇄신하겠다"고 말했다.

분골쇄신은 뼈가 가루가 되고 몸이 부서진다는 말이다. 내년 총선이 불과 6개월여 앞두고 있다. 이런 정신으로 분골쇄신이 되겠는가. 내년 총선을 앞두고 국민의힘은 한바탕 지각변동이 일어날 조짐을 보이고 있다. 당 일각에서는 지도부 총사퇴라는 목소리도 나온다. 누군가는 이번 선거에서 책임을 져야 한다. 지도부 총사퇴하고 비대위 체재로 총선을 치르지 않는 이상 내년 총선 참패도 불을 보듯 뻔하다.

 

양지만 찾지 말고 선당후사 정신으로 총선에 임해야 한다. 자신들의 안위만 찾다 보면 원숭이가 꽃신을 신게 된다. 대폭적인 물갈이를 통해 진짜 분골쇄신하는 모습을 보여야만 국민의힘은 망하지는 않을 것이다.

 

황성신문 기자  
- Copyrights ⓒ황성신문.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트위터페이스북밴드카카오스토리네이버블로그
 
이전 페이지로
실시간 많이본 뉴스  
진현동(進峴洞)은 구름을 마시고 토한다는 토함산(吐含山) 기..
하동(鰕洞)은 물도 맑은 거랑에 새우가 많았다.(1)..
2025년 경주 월정교에 21개국 정상들 모여야 한다..
경주시-포항의료원, ‘찾아가는 행복병원’ 운영..
현대강업·대승, 저출생 극복 성금 1000만 원 기탁..
경주농협 조합장에 최준식 현 조합장 재선 성공..
2025 APEC 경주, 세계 속의 한국을 말하다..
국립공원 토함산 24곳에 산사태 발생 석굴암 ‘위험’..
동국대 WISE캠퍼스 이준희 교수, 삼성 연구 과제 수주..
경주시, 전기 이륜차·굴착기 보조금 지원..
최신뉴스
국립공원 토함산 24곳에 산사태 발생 석굴암 ‘위험’..  
경주시, 2024년 도시개발 핵심 전략 밝혀..  
경주시 공약 이행 평가 이어 합동 평가도 최우수..  
포항경주공항에 국제선 취항 날개짓..  
보문단지에서 불국동 5분 만에 간다..  
경주시, 경북도 지방세정 종합평가서 ‘우수상’ 수상..  
제62회 경북도민체육대회 폐막... 경주시 4위..  
경주지역 해수욕장 7월 12일 개장한다..  
경주시, APEC 정상회의 준비···‘파란불’..  
경주시, ‘탄소소재 부품 기업지원 사업’으로 탄소 산업 ..  
역사속으로 사라진 ‘건천지하차도’..  
하반기 공공일자리사업 참여자 78명 모집..  
남경주에 첫 파크골프장 개장..  
부처님 오신날에...스님에게 가스총 쏜 90대 체포..  
경주 보문호수 승용차 추락사고 발생..  

인사말 윤리강령 윤리실천요강 편집규약 광고문의 제휴문의 개인정보취급방침 찾아오시는 길 청소년보호정책 구독신청 기사제보
상호: 황성신문 / 사업자등록번호: 505-81-77342/ 주소: 경상북도 경주시 용황로 9길 11-6 (4층) / 발행인: 최남억 / 편집인: 최남억
mail: tel2200@naver.com / Tel: 054-624-2200 / Fax : 054-624-0624 / 정기간행물 등록번호 : 경북 다01438 / 청소년보호책임자 : 최남억
본지는 신문 윤리강령 및 그 실요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