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누리당 경주시장 후보 공천이 풀리지 않는 의문을 남긴 채 일단 막을 내렸다.
새누리당 경북도당 공천관리위원회(위원장 김태환)는 지난 3일 오후 3시 30분부터 경북도당에서 회의를 열고 최양식 후보를 새누리당 경주시장후보로 잠정 결정했다.
△의혹만 가득한 공천과정=최양식 후보가 경주시장 후보로 확정 됐지만 남은 선거 기간 동안 적지 않은 파장이 일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새누리당의 이 같은 결정에 후보 자격을 박탈당한 박병훈 후보가 크게 반발하고 있기 때문이다.
사실상 전략공천을 하기 위한 수순 밟기라는 지적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또 황진홍 후보도 새누리당의 공천에 크게 반발 하면서 문제가 있는 최양식 후보도 자격을 박탈하고 경선을 새로 진행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
새누리당은 지난 2일부터 3일까지 후보경선 여론조사를 진행 중인 가운데 갑자기 3일 새벽 중앙당공천관리위원회는 한때 박병훈 후보 선거사무원으로 있었던 박모씨의 여론조사 조작 시도를 문제 삼아 자격을 박탈했다.
그것도 공식 발표가 아닌 인터넷 언론을 통해 알려졌다. 박병훈 후보는 후보자격 박탈에 크게 반발 하면서 “경선여론조사가 진행 중인 상황에서 후보 자격을 박탈하는 것은 고도의 정치적인 각본”이라면서 “현 정권 실세가 최 후보와 특별한 친분을 갖고 그것을 이용해 여론조사에서 밀리자 갑자기 여론조작을 핑계로 자격을 박탈한 것으로 인정할 수 없는 정치적인 술수”라고 단정 짓고 있다.
특히 박 후보는 “지난 1일 도당 공천관리위원회는 전화여론조사 조작과 박 후보의 관계가 밝혀진 것이 없기 때문에 문제가 없다며 다음날인 2일부터 경선을 진행해 왔다”면서 “하루 전 문제가 없었던 후보를 경선이 한창 진행 중인 3일 새벽을 이용해 후보자격을 박탈했다”고 분노 했다.
△중심 없는 새누리당=이번 지방선거를 앞두고 새누리당의 당 운영 능력도 제로라는 비판을 받고 있다. 당 공천관리위원회는 경선방식에서도 중심을 잡지 못하고 비틀 거렸다. 도당공천관리위원회는 지난달 4일 당원투표 50%, 시민여론조사 50%를 혼합하는 국민참여선거인단 경선을 결정했지만 열흘 만인 15일 100% 여론조사경선으로 변경했다.
애초 새누리당 경주시장 후보로 4명이 공천 신청을 하고 컷오프 경쟁에 뛰어들어 여론조사에서 선두를 형성한 2명을 최종 공천 후보로 압축 했다.
그러나 최양식 후보가 당원투표 50%를 문제 삼아 100% 시민여론조사를 요구하자 이를 받아 들여 경선후보 확정 발표를 연기한 뒤, 지난 15일 확정발표 했다.
세월호 침몰사건도 선거에 영향을 미쳤다. 당초 4월 23~24일로 잡혀있던 경선 여론조사가 세월호 침몰사건으로 무기한 연기 되면서 경선 일자가 열흘 가까이 연기됐다.
선거운동을 잠정 중단하라는 중앙당의 지침이 있었고 선거는 소강상태에 빠져 들었다. 박병훈 후보는 착신전화 사건은 자신과 연계 됐다는 수사발표도 없었고 수사가 진행 중이며 경찰은 경선을 이틀 앞둔 지난달 30일 내용도 없는 수사 발표를 통해 선거를 방해 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특히 수사 발표에도 불구하고 경선여론조사가 진행 중인 상황에서 후보 자격을 박탈한 것은 이른바 ‘정권 실세의 박병훈 죽이기’라고 주장하고 있다.
그는 또 “최양식 후보의 마우나오션리조트 체육관 붕괴사고 당시의 인명구조 진위여부, 선거사무소에서 간담회를 마친 뒤 귀가하던 안강 주민들을 대상으로 한 금품살포, 양북면 80여 명의 노인들 동궁원 무료입장 논란” 등을 제기하며 오히려 최 후보가 자격 박탈이 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경찰 수사 편파적=최양식 후보 선거사무소를 방문했던 안강 주민들께 금품을 살포한 사건은 수사시작 이틀 만에 최양식 후보와는 관계가 없다는 수사 발표가 나와 최 후보와의 선을 명확하게 그어 줬지만, 착신전환 사건은 수사 발표를 차일피일 미루다 경선 여론조사를 이틀 앞두고 발표를 했다.
박 후보는 “최양식 후보는 불법 사례가 여러 건이 터져 검찰과 경찰에서 수사를 하고 있다”며 “반면 저는 착신전화 건으로 수사가 진행 중이지만 결과가 나오지 않았을 뿐만 아니라 현재 까지도 저와 연관이 있다는 증거는 아무 것도 없다”고 억울함을 토로 하고 있다.
또 “가까운 청송군이나 영양군도 불법 사례가 있어 무공천으로 선거를 치를 것으로 정해 졌으나 경주는 가장 유력한 후보를 탈락 시키고 전략공천을 했다”며 “차라리 두 사람이 다 문제가 있다면 무공천으로 가는 것이 맞다”고 항변하고 있다.
컷오프에서 탈락한 뒤 재심의를 요구했던 황진홍 예비후보도 3일 성명서를 발표하고 새누리당의 경선이 최양식 후보를 공천하기 위한 요식행위에 불과했다고 반발했다.
황 예비후보는 그동안 "경선후보로 지명된 두 후보는 현재 수사 중인 금품살포와 동궁원 무료입장, 불법전화착신전환과 관련해 언론에 오르내렸던 사람들"이라며 "새누리당 경북도당은 여론조사 조작이 사실로 드러날 때에는 경선후보를 전면 재심사하겠다고 밝혀왔지만 이 같은 약속을 깨고 어떠한 논의도 없이 단수후보 공천으로 간다면 지금까지의 과정이 최양식 후보를 전략공천해주기 위한 수순이었다고 볼 수밖에 없다"라고 비판했다.
한편 경주시선거관리위원회에 따르면 경선이 완료된 것이 아니라 경선도중에 정당에서 후보자격을 박탈했으므로 박병훈 예비후보가 무소속으로 출마하는 데 법적 제한은 없다고 해석하고 있다.
-선거특별취재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