즐겨찾기+ 최종편집:2024-05-17 오후 04:46:59 회원가입기사쓰기전체기사보기
독자기고
전체기사
뉴스 > 독자기고
서천에 멱 감다
이영백의 “엽서수필” - 또 천 년의 달빛 흐르는 형산강
황성신문 기자 / 입력 : 2023년 06월 16일(금) 14:02

↑↑ ▲ 금장대 애기청소 건너 서천에서 목욕하다
ⓒ 황성신문

ⓒ 황성신문
불국사지역에 살았으면서도 서천 거랑에서 목욕한 사람은 나뿐일 것이다. “무녀도배경인 애기청소(涯妓淸沼)였다. 교육대학 1년차 병영교육(197184)을 충북 37사단에서 3주간 받으러갔다. 그곳에서 학생대대 행정반장인 현역 정병원 병장(경주 고향)을 만난 것이다.

청주대구교대가 연합으로 RNTC학생대대를 이루었다. 1년차 320, 2년차 320명 합계640명이다. 그 학생대대 행정반장은 월남전에 파병되었다가 제대말년에 그곳으로 배치되어 근무하고 있었다.

그날그날, 하루하루 달력에 ×표 쳐나갔다. 군사기초훈련에 너무 지쳤다. 땀범벅에다 피로가 겹쳤다. 밤이다. 학생대대 정반장이 찾아왔다. “동생 일어나 봐! 훈련받는다고 수고 했다. 막걸리 한 잔 하고 자!” 기가 찼다. 그렇게 밤마다 막걸리와 김치안주로 피로를 풀어 주었다. 뿐만 아니고 현장실습장에 점심을 싣고 왔다. 따로 불러 풋김치와 고추장에 막걸리 한 잔을 먹고 훈련받았다. 국산 양말 신었더니 펑크 나서 발뒤축이 까져 피가 눌어붙었다. 미제양말을 구해 달라하여 신었더니 약처럼 깎듯이 나았다.

참 무심히도 퇴소하고 그리고 잊고 살았다. 아르바이트, 군 훈련, 풍금배우기, 대학생활 등에 무척 바빴다. 교생실습을 명덕초교에서 하였다. 정반장도 그 사이에 제대하여 용케 실습학교를 찾아와 유리 창문을 두드려 만났다.

교사발령을 받았고, 정반장은 경주 북천교 입구에서 건재상을 운영하였다. 토요일마다 그곳을 찾았다. 찾은 그날은 무척 더웠다. 서천 애기청소로 가자하여 따라 갔다. 차마 그곳이 동리소설의 배경인 애기청소일 줄은 까맣게 몰랐다. 서천은 마침 맑은 물이 흐르고 있다. 바다처럼 백사장도 있고, 다른 사람들처럼 물에 들어가 수영하였다. 스스럼없이 따라 옷 벗고 물에 뛰어 들어갔다. 참 시원하였다. 마치 고향 시래 중보 봇머리 맑은 물에 몸을 담근 것 같았다.

애기청소는 경주 북천과 서천이 만나 소용돌이가 일어나는 곳이다. 그곳에 목욕할 줄은 꿈에도 상상조차 못하다가 정병장의 소개로 서천 애기청소에 몸을 담군 것이다. 그때만 하여도 수영복도 아닌 사각팬티 입고, 해수욕하는 바닷가 마냥 즐겼다. 그 후 동리관련 논문 쓰려고 다시 찾았다. 동리관련 논문을 썼다.

결혼 우귀(于歸)날 정형이 찾아왔다. 간호사 여동생이 서울소재 병원에 근무한다고 하였다. 애기청소에 멱 감은 것은 다른 뜻인데, 난 수은등이었다.

 

 

 

 

 

 

황성신문 기자  
- Copyrights ⓒ황성신문.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트위터페이스북밴드카카오스토리네이버블로그
 
이전 페이지로
실시간 많이본 뉴스  
진현동(進峴洞)은 구름을 마시고 토한다는 토함산(吐含山) 기..
하동(鰕洞)은 물도 맑은 거랑에 새우가 많았다.(1)..
2025년 경주 월정교에 21개국 정상들 모여야 한다..
경주시-포항의료원, ‘찾아가는 행복병원’ 운영..
현대강업·대승, 저출생 극복 성금 1000만 원 기탁..
경주농협 조합장에 최준식 현 조합장 재선 성공..
2025 APEC 경주, 세계 속의 한국을 말하다..
국립공원 토함산 24곳에 산사태 발생 석굴암 ‘위험’..
경주시, 전기 이륜차·굴착기 보조금 지원..
동국대 WISE캠퍼스 이준희 교수, 삼성 연구 과제 수주..
최신뉴스
국립공원 토함산 24곳에 산사태 발생 석굴암 ‘위험’..  
경주시, 2024년 도시개발 핵심 전략 밝혀..  
경주시 공약 이행 평가 이어 합동 평가도 최우수..  
포항경주공항에 국제선 취항 날개짓..  
보문단지에서 불국동 5분 만에 간다..  
경주시, 경북도 지방세정 종합평가서 ‘우수상’ 수상..  
제62회 경북도민체육대회 폐막... 경주시 4위..  
경주지역 해수욕장 7월 12일 개장한다..  
경주시, APEC 정상회의 준비···‘파란불’..  
경주시, ‘탄소소재 부품 기업지원 사업’으로 탄소 산업 ..  
역사속으로 사라진 ‘건천지하차도’..  
하반기 공공일자리사업 참여자 78명 모집..  
남경주에 첫 파크골프장 개장..  
부처님 오신날에...스님에게 가스총 쏜 90대 체포..  
경주 보문호수 승용차 추락사고 발생..  

인사말 윤리강령 윤리실천요강 편집규약 광고문의 제휴문의 개인정보취급방침 찾아오시는 길 청소년보호정책 구독신청 기사제보
상호: 황성신문 / 사업자등록번호: 505-81-77342/ 주소: 경상북도 경주시 용황로 9길 11-6 (4층) / 발행인: 최남억 / 편집인: 최남억
mail: tel2200@naver.com / Tel: 054-624-2200 / Fax : 054-624-0624 / 정기간행물 등록번호 : 경북 다01438 / 청소년보호책임자 : 최남억
본지는 신문 윤리강령 및 그 실요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