즐겨찾기+ 최종편집:2024-05-17 오후 04:46:59 회원가입기사쓰기전체기사보기
독자기고
전체기사
뉴스 > 독자기고
서천을 바라보며
이영백의 “엽서수필” - 또 천 년의 달빛 흐르는 형산강
황성신문 기자 / 입력 : 2023년 06월 23일(금) 15:42

↑↑ ▲ 경주를 에둘러 흐르는 서천(西川)
ⓒ 황성신문

ⓒ 황성신문
경주 서천을 한꺼번에 요만큼 많이 내려다 볼 수 있는 곳은 석장동 암벽화 위 금장대(金藏臺) 위이다. 북천(알천)이 직선으로 내리 쏟아지고, 지척에서 서천이 길게 펼쳐져 있다. 동대교, 장군교, 서천교 등이 사람이나 자동차가 건너다니는 것으로 연결되어 있다. 서천을 바라본다.

서천은 무너미 땅에다 신라 금입택만치 호화롭게 치장하였다. 외지인들이 보면서 이렇게 좋은 산책로가 세상에 어디 있으랴? 강변 둑을 따라 걸으면 너무 좋다. 우레탄으로 바닥을 깔았다. 사이에 잔디, 또 자전거 등 바퀴달린 탈것 등은 소도로, 동쪽 도로 밑으로는 그림처럼 그린으로 펼쳐진 유소년 축구장이 정리된 것 보는 것만으로도 즐겁다. 걷기의 천국이다.

서천은 시내 서편을 아우르는 명품의 장소임에 틀림없다. 서천의 상류가 곧 형산강의 발원지가 있는 곳이요, 서면에서 건천천으로 이어진다. 그 골마다, 지류거랑마다 졸졸 물 모아 서천을 이룬 것이다.

서천은 금장대에서 보면 북천(알천)의 물이 모아 들어오고, 동남쪽으로는 남천의 물이, 북서쪽으로 서천의 지류 건천천이 합류된다. 북천의 물과 서천의 물이 모이는 소용돌이 지점은 그 유명한 김동리 소설의 배경인 애기청소(崖妓淸沼)”이다. 오랫동안 그곳을 응시하면 마치 빨려들어 가듯 하는 곳이다. 젊은 날 겁도 없이 그곳에 들어가서 멱 감았다.

가만히 서천을 내려다보면서 젊은 날 호기부린 것이 자꾸 무서운 생각으로 스친다. 학창기에는 하늘 한 번 쳐다보고, 서천을 바라보며 무엇을 갈구 하였던가? 나는 왜 가난한 농부의 아들로, 그것도 근세조선 말 왕조시대 아버지(고종 광무31899)를 만났든가? 남의 집에서 자고 일어나 서천 거랑 가를 밟으며 걷는 걸음마다 눈물 자국이 가득하였다. 뿐만 아니라 복에도 없던 연탄가스 마시고 천당을 오르락내리락 하였든가?

한편 서천을 원망도 하여 보았고, 또 말없이 흐르는 형산강 중류 서천 수면을 바라보며 하릴 없이 중얼거리기도 하였다. 모두가 무슨 말을 하였을까? 간혹 창공을 날아오르는 백로가 시원한 대답처럼 보였다.

먼 신라 때부터 흐르던 서천, 삼국을 통일하던 시절에도 물은 흘렀을 것이다. 시대를 거쳐 오면서도 변하지 않은 것은 물 빛깔이요, 물성으로 오로지 누가 무어라 해도 그냥 밤낮으로 흘러가는 서천일 뿐이다.

 

 

 

황성신문 기자  
- Copyrights ⓒ황성신문.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트위터페이스북밴드카카오스토리네이버블로그
 
이전 페이지로
실시간 많이본 뉴스  
진현동(進峴洞)은 구름을 마시고 토한다는 토함산(吐含山) 기..
하동(鰕洞)은 물도 맑은 거랑에 새우가 많았다.(1)..
2025년 경주 월정교에 21개국 정상들 모여야 한다..
경주시-포항의료원, ‘찾아가는 행복병원’ 운영..
현대강업·대승, 저출생 극복 성금 1000만 원 기탁..
경주농협 조합장에 최준식 현 조합장 재선 성공..
2025 APEC 경주, 세계 속의 한국을 말하다..
국립공원 토함산 24곳에 산사태 발생 석굴암 ‘위험’..
동국대 WISE캠퍼스 이준희 교수, 삼성 연구 과제 수주..
경주시, 전기 이륜차·굴착기 보조금 지원..
최신뉴스
국립공원 토함산 24곳에 산사태 발생 석굴암 ‘위험’..  
경주시, 2024년 도시개발 핵심 전략 밝혀..  
경주시 공약 이행 평가 이어 합동 평가도 최우수..  
포항경주공항에 국제선 취항 날개짓..  
보문단지에서 불국동 5분 만에 간다..  
경주시, 경북도 지방세정 종합평가서 ‘우수상’ 수상..  
제62회 경북도민체육대회 폐막... 경주시 4위..  
경주지역 해수욕장 7월 12일 개장한다..  
경주시, APEC 정상회의 준비···‘파란불’..  
경주시, ‘탄소소재 부품 기업지원 사업’으로 탄소 산업 ..  
역사속으로 사라진 ‘건천지하차도’..  
하반기 공공일자리사업 참여자 78명 모집..  
남경주에 첫 파크골프장 개장..  
부처님 오신날에...스님에게 가스총 쏜 90대 체포..  
경주 보문호수 승용차 추락사고 발생..  

인사말 윤리강령 윤리실천요강 편집규약 광고문의 제휴문의 개인정보취급방침 찾아오시는 길 청소년보호정책 구독신청 기사제보
상호: 황성신문 / 사업자등록번호: 505-81-77342/ 주소: 경상북도 경주시 용황로 9길 11-6 (4층) / 발행인: 최남억 / 편집인: 최남억
mail: tel2200@naver.com / Tel: 054-624-2200 / Fax : 054-624-0624 / 정기간행물 등록번호 : 경북 다01438 / 청소년보호책임자 : 최남억
본지는 신문 윤리강령 및 그 실요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