즐겨찾기+ 최종편집:2024-05-17 오후 04:46:59 회원가입기사쓰기전체기사보기
독자기고
전체기사
뉴스 > 독자기고
잊어버린 강, 신라 형산강
'엽서수필' - 또 천 년의 달빛 흐르는 형산강
황성신문 기자 / 입력 : 2023년 12월 01일(금) 14:13

↑↑ 잊어버린 뿌리를 찾아 나선다
ⓒ 황성신문
그렇게 강을 떠났다. 앉은뱅이밀이 되지 않기 위해서라도 그렇게 떠났다. 도회지로 떠났다. 언제나 떠나지 못 할이라고 생각하였다. 강을 잊어버리려고 하였다. 머릿속 한 부분에서 앓고 있던 것, 조금은 짧은 자토라기 시간에서라도 생각에서 해제되고 싶었기 문이었다.

나는 강에서 태어나고 자랐기에 강을 떠나면 죽는 줄만 알았다. 그러나 사람이 참 쉽고도 얄미운 것이다. 어느새 강을 떠나도 내가 살 수 있다는 만용이 현실화 되었다. 진정 강을 떠나 살 수 있는지 자문자답도 하였다.

이미 머릿속에 오래 깃든 강을 잊어버리려고 하여도 그게 그리 쉽지 않다. , 누나, 조카, 질녀, 생질, 생질녀, 당질, 당질녀 등 얽히고설킨 것이 인간관계요, 척간의 피붙이들처럼 어찌 순간에 잊고 산단 말인가?

그랬다. 잊을 만하면 나이차가 많은 형님, 형수님 돌아가시고, 조카 등이 시집장가갔다. 인간의 통과의례를 어찌 그냥 지나칠 수 있으랴. 하나같이 잊어버린 것을 다시 얻은 것이요, 얻은 것이 다시 잊어버리는 것이다.

본관을 찾아 이론상 정립하는 것도 강을 지나다니며 찾아야 하였다, 집성촌 판관공파 마동, 호군공파 마동시래동, 부사공파 효현동, 정랑공파 포항 청하면 필화리, 교리공파 부산 동래 미남동 등 차비를 들여도 찾아갔다.

세상 살면서 그렇게 쉽사리 강을 잊어버리고 살 수가 없다. 내가 잊고자 하는 것은 현실이요, 미래에 닿으면 모두 제자리로 돌아오곤 하는 타임머신을 탄 기물(奇物)같다. 강을 잊어버릴 수가 없다. 결코 잊어버릴 수 없다. 그냥 뇌리에서만 맴돌고 완전히 잊을 수가 없다. 다시 강을 만난다.

남천의 짜지락한 물줄기는 겨우 명맥을 잇고, 서천의 물은 가장 직접적으로 모아 둔 합수가 된다. 모량천, 기린천이 서천에 모여들고, 덕동보문호에서 북천(알천)으로 흘려주는 물로 서천 애기청소에 모두 모인다. 서천을 벗어나 포항으로 내달으며, 안강 칠평천, 기계천 물이 합수하여 강동면을 스쳐 포항언저리로 향한다. 여러 곳의 물들이 합수하면 강물이 된다. 그 강물이 POSCO곁으로 지나면 너른 동해(東海). 어린 날 남천에서 흘러가던 물의 끝이 어디인지도 몰랐는데, 나이 먹고 나니 저절로 알게 되었다.

잊어버리지 못한 강, 함께하지 못하여 강을 잊은 줄 알았다. 나고, 자라고, 애절한 삶을 살아온 또 천 년의 달빛 흐르는 신라의 형산강이다.

황성신문 기자  
- Copyrights ⓒ황성신문.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트위터페이스북밴드카카오스토리네이버블로그
 
이전 페이지로
실시간 많이본 뉴스  
진현동(進峴洞)은 구름을 마시고 토한다는 토함산(吐含山) 기..
하동(鰕洞)은 물도 맑은 거랑에 새우가 많았다.(1)..
2025년 경주 월정교에 21개국 정상들 모여야 한다..
경주시-포항의료원, ‘찾아가는 행복병원’ 운영..
현대강업·대승, 저출생 극복 성금 1000만 원 기탁..
경주농협 조합장에 최준식 현 조합장 재선 성공..
2025 APEC 경주, 세계 속의 한국을 말하다..
국립공원 토함산 24곳에 산사태 발생 석굴암 ‘위험’..
동국대 WISE캠퍼스 이준희 교수, 삼성 연구 과제 수주..
경주시, 전기 이륜차·굴착기 보조금 지원..
최신뉴스
국립공원 토함산 24곳에 산사태 발생 석굴암 ‘위험’..  
경주시, 2024년 도시개발 핵심 전략 밝혀..  
경주시 공약 이행 평가 이어 합동 평가도 최우수..  
포항경주공항에 국제선 취항 날개짓..  
보문단지에서 불국동 5분 만에 간다..  
경주시, 경북도 지방세정 종합평가서 ‘우수상’ 수상..  
제62회 경북도민체육대회 폐막... 경주시 4위..  
경주지역 해수욕장 7월 12일 개장한다..  
경주시, APEC 정상회의 준비···‘파란불’..  
경주시, ‘탄소소재 부품 기업지원 사업’으로 탄소 산업 ..  
역사속으로 사라진 ‘건천지하차도’..  
하반기 공공일자리사업 참여자 78명 모집..  
남경주에 첫 파크골프장 개장..  
부처님 오신날에...스님에게 가스총 쏜 90대 체포..  
경주 보문호수 승용차 추락사고 발생..  

인사말 윤리강령 윤리실천요강 편집규약 광고문의 제휴문의 개인정보취급방침 찾아오시는 길 청소년보호정책 구독신청 기사제보
상호: 황성신문 / 사업자등록번호: 505-81-77342/ 주소: 경상북도 경주시 용황로 9길 11-6 (4층) / 발행인: 최남억 / 편집인: 최남억
mail: tel2200@naver.com / Tel: 054-624-2200 / Fax : 054-624-0624 / 정기간행물 등록번호 : 경북 다01438 / 청소년보호책임자 : 최남억
본지는 신문 윤리강령 및 그 실요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