즐겨찾기+ 최종편집:2024-05-17 오후 04:46:59 회원가입기사쓰기전체기사보기
독자기고
전체기사
뉴스 > 독자기고
형산강 따라 학위논문 쓰다
'엽서수필' - 또 천 년의 달빛 흐르는 형산강
황성신문 기자 / 입력 : 2023년 12월 15일(금) 14:56

↑↑ ▲ 녹색 하드커브로 제출한 논문과 소설에서 죽음 이론
ⓒ 황성신문

ⓒ 황성신문
어쩌다 대학대학교를 세 곳이나 다녔다. 대학원에는 학위논문을 제출한다. 아예 원에서는 입학할 때 학습계획으로 졸업논문을 계획하여야 한다. 특히 전문대학원은 26개월이라 한 학기가 더 있다. 그 덤의 학기에 논문을 쓴다.

직장인 대학에서의 행정업무라는 것이 늘 바빠서 논문 쓸 시간 확보를 하지 못하였다. 지도교수와 대면하기도 어려웠다. 논문지도를 대면으로 10회까지 지도 받아 제출하여야 한다. 그러나 주제부터 한 번도 지도받지 못하였고, 한 학기가 그냥 훌쩍 지나가 버렸다. 일과 공부의 두 마리 토끼잡기가 그렇게 어려웠다.

한 학기는 재깍 지나가 버렸고, 지도교수를 바꾸려고 하니까 또한 쉽지 아니하였다. 처음 주제는 가사(歌辭, 車城歌)”를 주제로 논문 쓰려고 하였다. 새 학기가 시작되고, 등록금 없는 절차등록을 하였다. 주제를 현대소설로 바꾸었다. “김동리 소설에 나타난 죽음의 양상연구 -巫女圖, 사반의 十字架, 等身佛-”을 중심으로 한정하였다.

1985년 가을에 무녀도 배경이었던 곳인 경주 금장대복원은 생각조차 없던 시절이다. 자연히 논문쓰기 좋은 고향에 힘입어 두 마리 토끼를 다행히 잡았다. 논문발표장에는 전문대학원이나 일반대학원 구분 없이 함께 발표하였다. 천만다행인 것은 발표하고 5분 동안 질의를 아무도 하지 아니하였다. 무난하다(?)는 평일까? 논문 최종심(3)으로 OK를 받고 인쇄에 들어갔다.

학위논문은 실천이냐, 문헌연구냐에 따라 구분된다. 이론 문헌연구였다. 논문 쓰는 체제에 따라 이론부터 공부하였다. “죽음이라는 명제를 알아야 하였다. 사람의 실제 죽음도 알고, 문학 속의 죽음도 알아야 하였다. 그것도 샤머니즘적, 종교적 분석이 필요하였다. 또 현대소설이라는 넓은 범주에서 나에게 해당되는 정수(精髓)부분만 뽑아내어야 하였다.

요즘처럼 논문을 컴퓨터에 쓰는 것이 아니라 400자 원고지에 밤새 쓰다가 틀리면 백지원고지 끊어서 풀로 덧붙여 써나갔다. 학위 논문을 통과 받아야 교육대학원이기에 교원자격증(중등 국어)도 받을 수 있다. 학년말 대학 입시업무와 겹쳐 논문 제출에 애를 먹었다. 그렇게 시간이 형산강 강물처럼 출렁출렁 흘러 논문은 통과되었다.

절차등록 때문에 8월에 코스모스 졸업이 아니라, 2월에 눈이 오는 화이트 졸업으로 사진 찍기 좋았다. 형산강 건너오신 셋째형셋째형수, 큰누나, 셋째누나, 넷째누나까지 모두 참석하여 주었다. 물론 뒷바라지 해준 내자도 함께하였다. 그날 남모르게 나의 눈물이 핑 돌아 흘러내려 훔쳤다. 아버지, 엄마는 없었다.

황성신문 기자  
- Copyrights ⓒ황성신문.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트위터페이스북밴드카카오스토리네이버블로그
 
이전 페이지로
실시간 많이본 뉴스  
진현동(進峴洞)은 구름을 마시고 토한다는 토함산(吐含山) 기..
하동(鰕洞)은 물도 맑은 거랑에 새우가 많았다.(1)..
2025년 경주 월정교에 21개국 정상들 모여야 한다..
경주시-포항의료원, ‘찾아가는 행복병원’ 운영..
현대강업·대승, 저출생 극복 성금 1000만 원 기탁..
경주농협 조합장에 최준식 현 조합장 재선 성공..
2025 APEC 경주, 세계 속의 한국을 말하다..
국립공원 토함산 24곳에 산사태 발생 석굴암 ‘위험’..
동국대 WISE캠퍼스 이준희 교수, 삼성 연구 과제 수주..
경주시, 전기 이륜차·굴착기 보조금 지원..
최신뉴스
국립공원 토함산 24곳에 산사태 발생 석굴암 ‘위험’..  
경주시, 2024년 도시개발 핵심 전략 밝혀..  
경주시 공약 이행 평가 이어 합동 평가도 최우수..  
포항경주공항에 국제선 취항 날개짓..  
보문단지에서 불국동 5분 만에 간다..  
경주시, 경북도 지방세정 종합평가서 ‘우수상’ 수상..  
제62회 경북도민체육대회 폐막... 경주시 4위..  
경주지역 해수욕장 7월 12일 개장한다..  
경주시, APEC 정상회의 준비···‘파란불’..  
경주시, ‘탄소소재 부품 기업지원 사업’으로 탄소 산업 ..  
역사속으로 사라진 ‘건천지하차도’..  
하반기 공공일자리사업 참여자 78명 모집..  
남경주에 첫 파크골프장 개장..  
부처님 오신날에...스님에게 가스총 쏜 90대 체포..  
경주 보문호수 승용차 추락사고 발생..  

인사말 윤리강령 윤리실천요강 편집규약 광고문의 제휴문의 개인정보취급방침 찾아오시는 길 청소년보호정책 구독신청 기사제보
상호: 황성신문 / 사업자등록번호: 505-81-77342/ 주소: 경상북도 경주시 용황로 9길 11-6 (4층) / 발행인: 최남억 / 편집인: 최남억
mail: tel2200@naver.com / Tel: 054-624-2200 / Fax : 054-624-0624 / 정기간행물 등록번호 : 경북 다01438 / 청소년보호책임자 : 최남억
본지는 신문 윤리강령 및 그 실요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