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 ↑↑ ▲ 스카프 휘날리며 가로수 그늘에 자전거 탄다 | ⓒ 황성신문 | |
| | | ⓒ 황성신문 | 고향에 들리면 미루나무 가로수가 많이 사라지고 있다. 그러나 어렸을 때는 천편일률적으로 버드나무뿐이었다. 21세기에는 시대 적응이 빨라 가로수로 영동군, 상주시에는 감나무를, 예산군과 충주시에서는 사과나무를 심었다. 지방 자치제로 지역마다 특성을 나타내기 위해 이팝나무, 종려나무, 은행나무, 백일홍도 심는다. 예전에는 걸어 다녔기에 더운 여름날 신작로 밑으로 걸으면 가로수 버드나무 그늘로 인하여 시원하였다.
가로수는 왜 심는가? 도로에 풍치를 주거나 눈이 많이 오던 시절에는 방향구분을 위해 심었다. 근세조선시대에는 10리마다 심은 나무를 “후수(堠樹)”라 하였다. 도성에는 10리마다 소후, 30리마다 대후를 세웠다. 나중에는 아예 이정표로 바꾸었다.
가로수의 주인은 누구인가? 도로가에 심어 둔 나무도 주인이 있다. 현대는 지방자치단체다. 어린 날 트럭기사가 졸았는지 버드나무 한 그루를 들이받아 부서지고 말았다. 다행히 그 가로수 덕분에 살았다. 그러나 파출소에서 조사 나왔다. 그 기사는 범칙금과 나무 값으로 톡톡히 물어내었다.
그랬다. 도로변에 심어 둔 말 못하는 나무도 주인이 있다. 한 탈북자가 가로수로 심겨둔 붉게 열린 감을 따서 가져가려다가 신고 당하여 혼났다고 하였다. 충주에 가면 가로수로 사과나무가 있다. 달린 사과를 따면 안 된다. 다만 떨어진 사과 한두 개쯤은 주워 먹을 수 있다고 한다.
가로수는 오래 전부터 풍치로 심어 둔 것이 버드나무에서 플라타너스가 많다. 그러나 요즘 시대에 와서는 알레르기가 생긴다고 싫어한다. 대구 남구의 구목으로는 이팝나무를 심어 여름에 흰 눈처럼 도로가 시원하다.
고향에서 내자가 자전거 사서 타는 것을 배웠다. 근무하던 학교에서 큰집이 얼마 안 되어 치마 입고 아들 태워 다녔다. 게다가 챙이 큰 모자 쓰고, 스카프 두르며 가로수 있는 도로 위로 스카프 팔랑거리며 달렸다. 그 달리는 기분은 실행을 해 보지 못한 사람은 모를 일이다.
요즘 고향가면 버드나무는 사라지고, 오로지 벚나무만 심겨져서 봄 잠깐은 벚꽃 잔치가 된다. 그러나 북한에서는 일본의 “사쿠라 꽃”이라고 배척하여 열매가 달리는 살구나무를 심는다고 한다.
가로수로 안 다친 것은 도로변에 나무 심은 덕이다. 그늘이 그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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