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주시의회가 지난 18일부터 29일까지 실시하는 행정사무조사가 사상 최초가 아닌 것으로 드러났다.
본지가 경주시의회 속기록 등을 열람한 결과 지난 1995년 7월 1일 출범한 통합 제2대 경주시의회가 1996년 2월부터 3월까지 45일 간 최초로 행정사무조사를 실시한 것으로 확인됐다.
당시 통합 제2대 시의회(전반기 의장 박재우)는 1996년 2월 16일부터 3월 31일까지 한해대책비 집행에 대한 행정사무조사를 실시했다.
당시 식수난 해결을 위해 경주시 전역에서 시행된 지하수 암반관정 개발에 따른 한해대책비 예산집행 및 37곳의 관정을 개발하면서 농어촌진흥공사에 일괄 위탁 시공케 한 부분에 대한 정당성 여부를 확인한다며 행정사무조를 실시해 광범위한 법위반 사례와 부실시공 등의 문제점을 찾아내 시정을 요구한 것으로 확인됐다.
따라서 현재 진행되고 있는 제7대 경주시의회 행정사무조사는 사상 최초가 아닌 것이 명확해 졌다.
또한 올해 시행하는 행정사무조사기간 12일은 당시 통합 제2대 시의회가 실시한 45일에 비하면 거의 4분 1수준에 불과할 정도로 짧은 것이라는 점도 확인됐다.
한편 경주시는 시의회의 올해 행정사무조사 실시에 대해 “역대 시의회가 하지 않던 일을 왜 하느냐”는 식의 불만을 표출했으며, 자료제출 요구에도 지나치게 광범위하거나 공무원들의 업무를 가중시킨다며 비협조적인 태도를 보였다.
경주시의회 역시 이 같은 사실을 파악하지 못한 채 사상최초의 행정사무감사라는데 상당한 부담을 느끼는 모습을 보여 왔다.
시의회 사무국 공무원 중 일부는 1996년 행정사무조사에 사무보조원으로 참여하기도 했으며, 시청 국장급 공무원1명은 당시 시의회 전문위원으로 행정사무조사에 참여했던 것으로 파악됐다.
경주시의회의 한 의원은 “경험 있는 의원들이 없어서 사실파악을 제대로 못한 채 사상 최초의 행정사무조사라는데 상당한 부담을 느낀 것이 사실”이라면서 “집행부 공무원들도 ‘역대 어느 시의회도 하지 않는 행정사무조사를 왜 하느냐’는 식으로 불만을 제기하기도 했는데, 집행부나 시의회 양 기관 모두 사실을 잘 모른 채 엉뚱한 신경전을 벌인 셈”이라며 허탈해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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