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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골, 99개 그 많던 절들은 모두 어디로 사라졌을까?
최남억 기자 / 입력 : 2015년 04월 14일(화) 13:49
ⓒ 황성신문
경주둘레길 탐사는 인터넷신문 경주포커스 주관으로 경주시 행정구역 경계를 따라 진행하는 탐사산행이다. 2013년 4월20일 양남면 지경리와 울산시의 경계에
서 시작한 경주포커스의 탐사산행은 치술령, 고헌산, 문복산등을 거쳐2015년 3월21일 제23차 산행을 무장봉에서 출발, 경주시 양북면과 포항시 오천읍 경계인
성황재까지 도달했다. 황성신문은 경주포커스가 진행하고 있는 둘레길 경계탐사의 중요성과 취지를 높이 평가하고, 시민들의 이해를 돕기 위해 지면을 할애했
다. 경주시민이라면 누구나 경주의 행정구역이 어디서 시작되고 어디서 경계가 이뤄지는지 관심이 많으리라 생각된다. 그러나 황성신문이 경주포커스의 둘레길 경
계탐사 1회부터 게재하지 못한 부분이 아쉬움으로 남는다. 편집자주


ⓒ 황성신문
>> 23차 둘렛길 시작

일시 : 2015년 3월 21일
날씨 : 맑음
이동구간 : 암곡동 주차장~무장봉~성황재 (13.7㎞.5시간 21분)
3월 21일 오전 9시 30분. 암곡동 주차장을 조금 지난 곳에서 23차 둘레길
을 시작했다.
2009년 드라마 선덕여왕이 인기를 끈 이후 암곡동 버스 정류장 부근, 무
장봉 입구 풍경은 그사이 엄청난 변화를 겪었다.
미나리와 삼겹살, 찻집 등 등산객들을 위한 음식점이 즐비하다.
암곡동은 동네이름이 여러 번 바뀐 것으로 전해진다.
원래 깊은 골짜기 안에 있는 마을로 내내 빛이 들지 않는 어두운 곳, 암곡
(暗谷) 또는 암실이라고 불렀다.
그러다 조선중엽에는 한때 명곡(明谷)으로 정반대의 이름으로 변경된다.
그 후 다시 조선중엽에 이르러 남해창 공(公)이 암(暗)을 쓰면 밝음(明)이
온다고 하여, 다시 암곡으로 바꾸어 불렀다고 한다.
삼국을 통일한 무열왕이 병기와 투구(무. 鍪)를 묻었다는 절, 평화의 염원
이 서린 곳으로 해석되는 무장사 (鍪藏寺가 있었다고 해서 산 이름 혹은 봉
우리 이름이 붙여진 것은 분명해 보인다.
무장산과 무장봉으로 뒤섞어 불렸던 봉우리 이름은 2010년 5월 경주시
일요산악회가 동대봉산 무장봉이라는 정상 표지 석을 세운 이후부터 동대
봉산의 자봉, 동대봉산 무장봉으로 정리가 된듯하다.
1996년 상수원보호구역으로 지정되면서 정상 부근 오리온 목장이 사라지
고 이 지역 목초지는 거대한 억새밭으로 방치됐다. 그러다가 2009년 드라마
선덕여왕의 촬영지로 시선을 크게 모았다.
ⓒ 황성신문
그 뒤부터 가을이면 경주지역 수많은 산중에서 외부 등산객이 가장 많이
찾는 곳으로 변했다.
사람이 모이니 음식점이 들어섰고, 경주시는 주차장을 확충했다
동대봉산이라는 이름에도 백성들의 아픔이 묻어있다.
산 이름에는 2개의 유래가 전한다.
하나는, 동해를 향해 병풍처럼 띠를 두른 듯한 산이라 해서 동대봉(東帶
峰)이라고 불렀다고 한다. 또 다른 유래는 백성들의 삶과 닿아 있다.
조선시대 수군의 조선용 자재림이 있던 산이었기 때문에 입산금지의 뜻
으로 봉산(封山)이라고 했다. 백성들이 땔감을 하기 위해, 나물을 캐기 위해
함부로 드나들지 못했다는 말이다.
산세가 험하고 봉산이었던 까닭에 자연스레 산림이 울창했다.
수영 통제영에서 파견 나온 관리가 산을 감시하고 도벌을 막았는데, 민폐
가 심했다고 한다.
당시는 밥을 짓거나 난방용으로 땔나무를 쓰던 시절이었으므로 백성 누
구나가 단속의 대상이었다.
통제영에서 나온 통영차사는 적당한 부자를 잡아들여서는 무조건 매를
친다. 그러면 지레 겁을 먹은 다른 부자들은 우선 매 맞는 것만 피하고자 통
제영의 호출을 받으면 품값을 주고 사람을 구해 대신 매를 맞게 한다.
그 결과 ‘통영 매품간다’는 말이 나오기도 했다. 매안 맞기 위해 관리들을
구워삶았음은 자명한일.
이렇게 하여 동대봉산은 민원의 대상이 되었고, 급기야는 고의적인 방화
까지 겹쳤다고 전한다.
백성들이 내지른 산불, 동대봉산의 산불은 이 지방의 명물이 되었고 민요
의 한 대목으로 나타나기도 했다.
권오찬 선생이 지은 ‘신라의 빛’ 에는 “불붙었네, 불붙었네 동대봉산 불붙
었네 동대봉산 붙은 동해물로 끄련마는 요내 가슴에 붙은 불은 어느님이 꺼
줄는고”라는 민요를 채록해 두었다고 한다.
무장봉으로 오르는 계곡으로 접어들자 물소리가 시원했다. 며칠 전 내린
봄비 덕이다.
계곡초입에서 징검다리 개울을 대 여섯 번지나 억새밭 입구 화장실이 있
는 곳까지 거리는 대충4㎞. 그곳부터 무장봉까지 약 2㎞에 걸쳐 억새밭이 장
관을 이룬다. 5년전 정상석을 세울 때만해도 어수선 했던 무장봉은 말끔하
게 새 단장했다.
ⓒ 황성신문
무장봉에서 동쪽으로 400m 가량 이동하는 곳에서 포항과 경주의 경계가
만난다. 포항시 오천읍 진전리 경주시 암곡동의 경계는 지난달 22차 둘레길
에서 무장봉으로 접어들면서 잠시 경주 쪽으로 들어왔다가 다시 만난 것.
곧장 좁은 산길이 이어진다.
동대봉산 무장봉 억새밭이 고속도로라면 여기서부터는 시골 비포장길이
이어지는 셈이다.
한동안 해발고도 540m대의 완만한 오르막 내리막을 반복한다.
오른쪽으로 저 멀리 덕동호가 있을 테지만 시야에는 들어오지 않는다.
왼쪽을 포항으로, 오른쪽은 덕동호 방향 경주국립공원 토함지산 지구다.
그 호수 안에는 마을과 함께 사람들의 기억과 추억이 잠겨있다.
수몰되면서 사라진 덕동은 경주에서 감포로 가는 길목에서 암곡동으로
들어가는 삼거리가 있던 곳에 있었다.
마을사람들의 인심이 후하고 심성이 착해 덕을 이룰 수 있는 마을이라고
하여 덕골이라 불렀다고도 전한다.
명실의 남동쪽은 유리보석을 채취했다 하여 불렸다던 유리방, 신라 31대
신문왕 때 고승 원효가 있었다던 절 고선사도 물속으로 잠겼다.
수천년 내려온 문화유산, 그 속에 살던 사람들의 추억과 기억은 모두 물속
으로 사라졌다.
무장봉을 지나 약 1㎞거리. 출발지에서 7.1㎞ 지점에서 해발고도 620m 높
이의 봉우리를 넘는다.
여기서부터 절골까지 약 600m 정도의 이동구간은 제법 경사가 심한 내리
막이다. 그 내리막 끝, 오른쪽으로 절골로 이어지는 긴 골짜기, 옛길이 희미
하게 보였다.
덕동호를 끼고 감포방면으로 향하다 굽이길이 끝나 직선도로를 잠시 달
려 황룡교를 건너기 직전 왼쪽으로 난 길이 절골로 향하는 길이다. 요즘도
황룡사라는 이름의 절이 있는 골짜기다.
신라 때는 황룡사 등 99개의 암자가 있었다고 하여 절골이라고 불렀다고
전한다.
모차골 서쪽에 있는 이 골짜기는 황룡사 입구에 짚신을 벗어놓고 99개의
암자를 다 돌아보고 나면 짚신이 썩어서 못 신을 정도로 많은 절이 있었다
고도 전한다. 그 뒤로 양북면 호암리 세수방으로 넘어가던 한팃재가 있다.
여기서부터는 양북면이다.
절골 갈림길에서 해발고도 585m 삼거리봉까지 800m의 산길은 완만한
오르막이다.
삼거리봉 바로아래, 출발지에서 약 8,6㎞지점, 무장봉에서 약 2.6㎞지점에
는 산사태의 흔적이 뚜렷했다
출발지에서 8.8㎞, 무장봉에서 2.7㎞지점의 봉우리가 삼거리봉.
오른쪽으로는 토함산으로 향하는 길, 왼쪽으로는 함월산 기림사 뒤편 포
항과 경주의 경계가 이어진다.
여기까지 출발지에서는 2시간 30분. 무장봉에서는 약 1시간가량 소요됐
다. 양지 바른 곳, 어김없이 봉분이 닳아 사라진 듯한 무덤하나가 있다.
휴식하기에 가장 좋은 곳이다.
2,7㎞를 지나왔지만, 무장봉은 손에 잡힐 듯 한눈에 들어온다.
오천읍 향사리와 경주시 황용동을 경계한 둘레길도 사람 한사람 다닐만
한 편안한 길이다.
삼거리봉에서 약 1.2㎞, 출발지에서 10㎞ 지점은 산사태가 제법 크게 나
있었다. 폭이 족히 30m 넘을 성 싶은 큰 상채기가 포항방면 가파른 경사 따
라 푹 내려 앉아 있었다.
해발고도 370m 높이 까지 내려갔던 둘레길은 삼거리봉에서 3.9㎞, 출발
지에서 12.7㎞지점에서 다시 해발고도 480m높이의 봉우리까지 가파른 경
사길로 이어진다.
약 500m거리의 가파른 오르막이 23차 둘레길의 고비로 느껴질 정도로 제
법 가팔랐다. 그 봉우리에서 오른쪽으로 방향을 잡으면 기림사 방향. 왼쪽으
로 난 길이 경계다.
완만한 내리막길을 계속 따라가면 어느새 평평한 임도가 나타나고, 그 끝
에 기림사에서 포항시 오천읍 진전리까지 이어지는 14번 국도와 만난다.
23차 둘레길의 종착점이었다.
경주포커스는 제24차 둘레길 탐사를 4월 18일 오전 8시 30분 시민운동
장 모형탑앞에서 모여 양북면까지 버스로 단체 이동한다. (참가문의 774-
7627)
최남억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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